무등일보

<사설> 광주 스쿨존 일가족 참변, 막을 수 있었는데

입력 2020.11.18. 18:20 수정 2020.11.18. 19:29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광주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3살바기 어린이가 대형 트럭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침 시간 어린이집 등교를 위해 30대 엄마와 5살·3살·1살된 세 자녀가 함께 길을 건너다 이같은 변을 당했다. 엄마와 첫째·세째아이는 목숨은 건졌다. 하지만 엄마와 첫째 아이가 중태라고 한다.

다른 곳도 아닌 스쿨존에서 벌어진 사고란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스쿨존 사고 처벌을 강화한 강력한 '민식이법'이 시행된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다. 당국의 스쿨존 관리와 운전자들의 안전의식이 벌써 무뎌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사고가 발생한 건 지난 17일이었다.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아파트단지 앞 도로에서였다. 이날 오전 8시 45분께 어린이집 등원 차량에 아이들을 태우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이들 일가족을 8.5t 대형트럭이 덮쳤다. 트럭 운전자는 경찰에서 횡단보도 앞에 잠시 멈춰섰다 진행하던 앞 차를 뒤따르다 이들 가족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사고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점에서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엔 7살된 어린이가 도로를 건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오던 SUV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었다. 4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주민이 차에 치여 크게 다치기도 했다.

이곳에 횡단보도가 그려진 건 지난 5월 7살 어린이 사고 직후라고 한다. 당시 횡단보도 외에 신호등 설치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거셌다. 하지만 이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음 신호등까지의 거리가 50m 가량 밖에 되지 않아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들 가족들이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아픔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앞에선 무조건 일단 정지가 원칙이다. 이 원칙만 지켰어도, 아니면 신호등만 설치돼 있었어도 참사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번 사고를 인재로 보는 이유다.

스쿨존내 사고는 어떠한 변명도 통할 수 없다.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당국도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 스쿨존에서 중요한 건 교통흐름이 아닌 어린이 안전에 있다. 사고 횡단보도에 신호등 설치를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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