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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광주전남의 통합으로 가는 길목에서
입력 2020.11.15. 13:18 수정 2020.11.17. 20:16 댓글 1개마침내 광주와 전남의 수장이 통합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천신만고 끝에 만들어진 합의문을 살펴보면 원론적인 합의로 그쳤지만 첫술에 배가 부를 수 없지 않겠는가. 시작이 반이라고 하니 이제 첫 삽을 뜬 만큼 진도를 나가는 것은 서로가 얼마나 노력하느냐 여하에 달려 있다. 모두가 만족하면서 윈윈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고 하지만 '솔로몬 왕' 아니고는 그 누구도 해결할 수 없다. 지역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가야 할 길이 첩첩산중'이라고 하는 것처럼 풀어가야 할 난제가 산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광주와 전남은 고려 성종 14년 (955년)에 한 때 해양도(海陽道)로 불린 적이 있다. 전국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갖고 있고, 제일 많은 섬과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에서 비롯되었지 않나 싶다. 그래서 우리 남도는 자연 풍광이 뛰어나 예부터 더없이 살기 좋은 고장이었다. 눈여겨 보면 시·도민들에게 도시가스를 공급해 주고 있는 해양에너지 ㈜ 또한 해양(海洋) 아닌 해양(海陽)을 사명으로 쓰고 있다. 유홍준 교수가 즐겨 써서 유명해진 남도 답사 일번지는 우리 광주와 전남을 전국적인 명소로 알리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바도 있다.
지난 민선 6기에는 광주와 전남의 상생발전을 위해 제일 먼저 싱크 탱크부터 통합하자며 광주발전연구원과 전남발전연구원을 하나로 묶었다. 이어 제 2남도학숙과 한국학호남진흥원을 연달아 설립하여 시·도간의 상생고리를 만들어 낸 바 있다.
한편 민선 7기에 들어선 관광재단의 경우 문화관광부로부터 통합 설립 권고를 받은 바 있었지만, 아쉽게도 시와 도에 별도로 만들어지고 말았다. 남도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은 광주를 거쳐 전남으로, 전남을 거쳐 광주로 오기 마련인데 말이다. 듣자니 그나마 양 기관장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해법을 찾는다고 해서 다행이긴 하지만 이들 기관의 통합도 향후 논의되어야 할 과제이다. 광주와 전남을 아우르는 기관들이 많아져야 동반 성장할 수 있으며 그러다 보면 시·도의 상생 문화가 쉽게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다시 행정통합 논의로 돌아가 보자. 서인경 공화국으로 불리는 수도권의 광역화에 따른 블랙홀 현상, 지방의 인구소멸과 경쟁력 약화 등, 비수도권은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대전·세종은 통합을 위한 대책 마련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특히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달빛동맹의 파트너, 대구와 경북은 행정통합논의를 선점하여 훨씬 앞서가고 있다. 민선 8기를 목표로 서로가 의기투합하여 속도를 낸 결과 4개월 만에 나온 용역 결과를 가지고 검토를 마친 다음,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3차 회의까지 마쳤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합의문에서 보는 것처럼 용역 기간 1년, 검토 기간 6개월을 거쳐 민간주도의 공론화로 가게 되어 있다. 하루가 급한데, 신중모드로 일관하다 보니 결국 민선 8기로 공이 넘어가지 않나 싶어 조바심이 난다. 절박한 심경에 가슴이 답답해지기 조차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서둘러 분발하면 연구 기간과 검토 기간부터 단축할 수 있지 않을까.
벤치마킹할 수 있는 행정통합에 대한 대구경북연구원의 선행 연구가 이미 나와 있고, 더욱이 광주전남연구원의 우수한 연구역량이라면 소요 기간을 줄여 갈 수 있다고 본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별로 없다. 지금은 절체절명의 시간으로 더없이 중요하다. 한시도 지체할 수 없다. 그래서 광주와 전남이 하나가 되려면 그동안 누려 왔던 기득권부터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상생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 우리 후손들이 '이 땅에 태어나기를 참 잘했다'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시대적 소명을 갖고 보다 적극적인 통합논의에 임해야 할 것이다.
- [기고] 전남과 광주의 문화다양성, 포용의 문화로 바꾸자 최근 이강인 선수에 대한 이슈가 부상한 적 있다. 아시안 컵 4강 전을 앞두고 식사 후 함께 얘기하자는 주장의 얘기를 무시하고 탁구를 친 이강인 선수를 나무라는 과정에서 주장이자 선배인 손흥민 선수에게 달려들어 부상을 입혔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이강인 선수는 인성이 부족한 자 혹은 싹수없는 선수가 되었다.뭐 이강인 선수를 두둔하거나 비판하자는 건 아니다. 우리들이 갖고 있는 문화체계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꺼낸 얘기다. 사실 우리는 강한 선후배 문화를 갖고 있다. 특히 나이에 관한 한 절대적이다. 왜 싸우면서도 나이를 따지는 게 우리 아닌가?이에 반해 유럽이나 북미 등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인 곳에선 그 차이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여러 인종과 문화가 섞이다 보니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주장을 하고, 그 태도 또한 우리와 사뭇 다르다. 왜 프리미어리그나 여타 유럽축구를 보면 선수가 감독을 밀치고, 선수끼리 자기주장을 펼치다 싸움까지 벌이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은가?제국주의 경험에 여러 문화가 섞여서 그런지 모르지만 그들은 자문화 못지않게 타문화를 존중한다. 타인의 말이나 표현을 무시하거나 억제하는 행동을 금한다. 더불어 타인을 차별하는 것도 금한다. 왜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보면 선수들 유니폼에 "No Racism, No Room"(인종차별 예외없음)이라고 적혀 있지 않은가? 그 정도로 타인 문화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게 우선이다. 실제로 인종차별이 만만치 않기에 그럴 수도 있지만.문화정책에선 이를 문화다양성이라 부른다.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다양성법'이 제정되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해 나서야 한다. 더불어 국적·민족·인종·종교·언어·지역·성별·세대 등에 따른 문화적 차이에 의한 차별을 할 수 없다. 각 집단은 자신의 문화를 표현하거나 관련된 예술활동을 하며 지원에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광주 전남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전남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2016년 12월 1일 문화다양성 조례를 제정하여 많은 지자체의 조례 제정에 영향을 주었다. 광주광역시 또한 2018년 7월 24일 조례를 제정하여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두 조례가 다르다는 점이다.최초로 문화다양성 조례를 제정한 전남도는 '문화적 차별'이라 하여 개인이나 집단의 차이에 의하여 문화적 표현이나 활동을 제한하는 것을 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형태로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광주광역시 조례는 '문화적 관용'이라 하여 개인이나 집단의 차이에 의한 차별은 금지하고 있으나, '단, 사회미풍양속을 침해하는 문화다양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여 그 보호의 범위를 사회미풍양속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이 미풍양속이란 무엇인가?그 범위가 모호할뿐더러 미풍양속이라는 표준화된 문화체계에 여러 문화를 가둠으로써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기 보다는 억압하게 만든다. 즉 누군가 사회미풍양속에 침해한다고 말하면 그 표현이나 활동은 제한되거나 금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문화다양성 보호가 아닌 억압의 측면이 있다.문화나 사회의 발전은 현재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나온다. 에두와우드 마네의 '올랭피아'나 구스타프 꾸르베의 '세상의 기원' 등은 모두 당시로서는 허용될 수 없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예술이 발전했고, 사회가 변했다. 지금 당장 강력하게 작동하지 않는 조례이기에 그냥 넘길 수도 있지만, 문화다양성이란 평소엔 인지되지 않다가 사건이 발생하며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전남도나 광주광역시 조례는 전국 지자체에 끼친 영향이 커 전남도 조례는 경기도에, 광주광역시 조례는 서울시에 영향을 끼쳤다. 이에 같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전남도의 조례가 적절히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있는 만큼 광주광역시 조례도 바뀌어 광주 전남이 함께 인권의 도시로서 나아갔음 하는 바램이다. 라도삼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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