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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시위로 번진 '쓰레기 갈등'···자원vs폐기물 이해 충돌

입력 2020.11.16. 12:39 댓글 1개
광주권 생활쓰레기 연료 1t당 1만8000원에 나주 공급
나주 주민들 "광주 쓰레기 반입 반대, 각자 발생지서 처리해야"
광주시 "인허가는 전남도·나주시가 하고, 책임 떠넘겨선 안 돼"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나주 열병합발전소(SRF) 반대 대책위원회가 16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 도로에서 SRF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차량 시위를 열고 있다. 단체는 광주에서 발생한 쓰레기 일부를 나주시에 반입, 연료화하는 SRF발전소가 대기 오염 등을 야기한다며 가동을 반대하고 있다. 2020.11.16.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창우 기자 = 대기환경 오염을 우려해 이웃 대도시에서 발생한 생활쓰레기로 만든 고형연료(SRF) 반입과 소각에 반대하는 도시 간 쓰레기 처리 문제가 대규모 차량 원정 시위로 번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오전 광주시청 앞 도로에서 나주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 노동조합협의회(광전노협)와 'SRF저지 나주시민 비대위' 등 80여개 나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광주 쓰레기 나주SRF열병합발전소 반입 반대' 차량 승차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광주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발생지 처리 원칙에 의해 광주에서 전량 자원화 또는 매립해야 한다"며 "나주시로 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원정 집회는 주민들이 반대하는 나주SRF열병합발전소를 매몰처리하기 위해선 오는 30일까지 전체 시설 손실비용 보존방안과 부담 주체를 확정하고 막바지 협상을 해야 하지만 광주권 생활쓰레기 자원화 시설(청정빛고을) 손실 비용이 복병으로 떠오르면서 사실상 협상이 중단된 게 원인으로 전해진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나주 열병합발전소(SRF) 반대 대책위원회가 16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 도로에서 SRF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차량 시위를 열고 있다. 단체는 광주에서 발생한 쓰레기 일부를 나주시에 반입, 연료화하는 SRF발전소가 대기 오염 등을 야기한다며 가동을 반대하고 있다. 2020.11.16.wisdom21@newsis.com

나주혁신도시 주민들은 청정빛고을 시설과 SRF연료 공급계약 불이행에 따른 손실 보존금액이 나주SRF열병합발전소 매몰처리의 최대 걸림돌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난방공사가 제시한 8000억원이 넘는 매몰비용 중, 3분의1을 차지하는 광주권SRF 생산시설 매몰비용은 발전소 건설에 앞서 체결된 협약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열병합발전소 연료사용 문제에서 촉발돼 도시 간 쓰레기 처리 문제로 번진 나주혁신도시 SRF열병합발전소 가동 갈등은 혁신도시 주민들의 집단 민원이 주된 원인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광주시의 이기적인 쓰레기 처리 행정이 크게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쓰레기를 연료로 만들어 전량 이웃 도시의 열병합발전소에 1t당 1만8000원에 판매해 수익을 얻는 구조인 반면, 쓰레기연료 반입에 거부하는 나주혁신도시 주민들은 난방요금 납부를 통해 연료구입비를 간접 적으로 부담하는 방식이라 반발이 커지고 있다.

나주혁신도시 주민들은 SRF를 연료(자원)로 보지 않고, 사실상 광주시 생활쓰레기를 매일같이 나주로 실어와 소각하는 이기적인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점도 반발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광주시가 주민 집단 반발에 부딪혀 도시 내 유일한 상무쓰레기 소각장을 폐쇄하고, 광주에서 발생하는 1일 360여t에 달하는 생활쓰레기를 고형연료로 만들어 나주혁신도시로 전량 보내는 계획을 실행한 점도 반발의 빌미가 됐다.

반면 광주시는 전남도와 나주시가 인허가를 내줘서 건립된 나주SRF열병합발전소에 쓰레기가 아닌 고형연료를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납품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광주시는 광주 남구 양과동에 SRF연료 생산공장(청정빛고을)을 건립하기에 앞서 공동 투자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를 통해 전남도와 나주시에 '광주권SRF 나주 반입'에 대한 사전 동의를 받았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나주SRF열병합발전소 가동 문제는 기본적으로 나주 내부 문제이며, 인허가권자인 전남도, 나주시를 비롯해 운영권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SRF발전소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연료화시설인 청정빛고을에 투자한 광주시도 2000억원 가까운 손해를 봤다"며 "발전소 가동 여부는 난방공사가 결정한 사안이라 광주시가 도와 드릴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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