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광주권 아파트값 왜곡 외지 투기꾼이 문제다

입력 2020.11.11. 18:30 수정 2020.11.11. 20:18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광주지역 아파트 시세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안정세를 보이다 올 하반기 들어서면서 갑자기 오름세로 돌아섰다. 그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봉선동 등 일부 단지 아파트 가격은 단기간에 1억원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집값 폭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터무니없이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레 전세 가격도 급등할 수 밖에 없다. 전세 구하기가 힘든 상황에 예비 신혼부부들이나 집 없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더욱 요원해지는 건 아닌 지 모를 일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들어 아파트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지역은 봉선동과 화정동, 학동, 수완지구 등이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봉선동에서 전용면적 84.96㎡인 아파트(12층)가 8억3천500만원에 거래됐다. 전달에 비해 1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전용면적이 같은 학동의 6억원대 아파트도 시세가 7억원대를 웃돌고 있다.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지역에선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업계는 이 같은 이상 급등 현상의 원인으로 외지 투기꾼에 의한 '갭 투자'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광주로 투기세력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부산과 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 봉선동 아파트를 구매하러 자주 방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외지인들이 매물로 나온 물건을 매입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 같다. 아파트 가격이 불과 2~3주 만에 1억원 이상 뛰었다. 이러다 지난 2018년 집값 폭등 현상이 재현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외지인들의 광주지역 아파트 매입 비율은 지난 9월 이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월 부터 8월까지 외지인 매입 비율이 14%에서 16%대를 유지했으나 9월 들어 20.33%를 기록했다.

외지 투기세력에 의해 지역 부동산 시장이 왜곡되는 상황을 좌시해서는 안된다. 이를 방치하면 그로 인한 부담은 결국 시민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광주시 등 당국은 외지 투기 세력들이 활개치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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