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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도 통합, 갈길 멀지만 차분히 풀어가야
입력 2020.11.03. 18:40 수정 2020.11.03. 20:04 댓글 0개광주·전남 통합 논의가 본궤도에 올랐지만 넘어야 할 장애가 적지 않다. 통합의 방식 및 시기와 관련된 연구용역을 비롯해 시·도민 공감대 형성과 합의, 주민투표, 지방자치법 개정 등의 절차다. 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갈등도 논의 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절차와 갈등 요인에도 불구하고 통합은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 행정 통합은 광주·전남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이며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이다. 광주전남보다 인구나 경제규모가 훨씬 큰 대구·경북을 비롯한 부산·울산·경남, 대전세종시 등은 이미 '초광역 지자체'를 향한 행보를 내디뎠다. 특히 대구·경북은 오는 2022년 7월 행정통합 완료를 목표로 해 구체적인 절차에 들어가 속도를 내고 있다.
초광역 지자체는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해 도시경쟁력을 배가시키는 효과적인 대응책이라 할만 하다. 중복투자와 과다경쟁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를 피하고 예산을 지역의 공통 현안에 집중시켜 지역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기록적인 저출산과 인구 급감에 따른 지방 소멸 위기감이 높아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지방의 소도시들을 옥죄는 가장 큰 고민거리인 인구 문제도 초광역 행정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광주·전남이 통합한다면 당장 인구 328만명, GRDP(지역내총생산) 116조원 규모의 광역경제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원래 한 뿌리였던 광주전남은 지난 1986년 광주가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시·도로 나뉘어 졌다. 그렇게 분리된지 34년 만에 다시 통합의 길을 모색하게 됐다. 통합 움직임은 1995년과 2001년 2차례 있었지만 불발되고 말았다. 같은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선 충분한 공감대 형성과 전략이 필요하다.
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지사가 큰 틀에서 시·도 통합에 뜻을 모으고 논의가 구체화하면서 시·도 갈등 현안들도 해법을 찾지않을까 기대된다. 군공항 이전 및 민간공항 통합과 2차로 이전될 공공기관 유치를 위한 공동 노력 등이 그것이다. 다시 하나되는 통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관련 절차를 슬기롭게 풀어내고 갈등 현안들의 해법 마련에도 긴밀하게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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