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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성형수술후 몸에서 거즈 발견···의사 무죄, 왜?

입력 2020.11.01. 01:01 댓글 0개
성형외과 원장,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거즈 사용 안 했고, 규격 달라" 주장
1심 "태국 병원서 투입 가능성" 무죄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국내 한 성형외과를 방문해 수술을 받은 외국인의 몸에서 뒤늦게 거즈가 발견됐다. 하지만 당시 수술을 했던 의사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과연 이 의사가 무죄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태국에서 온 29세 여성 A씨는 지난 2015년 8월5일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 의원을 방문해 원장 김모(54)씨로부터 코 성형수술을 받았다.

1주일간 한국에 머무르다 태국으로 돌아간 A씨는 그런데 코에 넣을 연골을 빼기 위해 절개시술을 한 왼쪽 갈비뼈 부위에서 이상증세를 느꼈다. 이에 A씨는 같은달 14일부터 29일까지 해당 부위의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태국의 한 병원을 찾았다.

그러던 중 A씨는 병원에서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들었다. 본인의 왼쪽 갈비뼈 절개부분 내부에서 7x14㎝ 규격의 거즈 1장을 꺼냈다는 것이다.

A씨는 김씨가 이 사건 시술 과정에서 절개부분 내부에 거즈를 방치했고, 그 거즈가 추가 감염이 발생한 원인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고, 김씨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실제 태국 병원에서 발행한 진료기록에는 A씨의 '좌측 연늑골 채취시술 절개 부분에서 거즈 1장을 꺼냈다'는 내용이 적혀있고, 그 거즈를 핀셋으로 길게 빼내는 장면의 사진도 제출돼 있었다.

그러나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이 사건 시술과정에서 거즈 자체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김씨의 성형외과 의원에서는 평소 이 사건 거즈와는 규격이 다른 2x2와 3x3㎝ 규격의 거즈만을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쟁점은 이 사건 거즈가 과연 김씨가 시술을 하는 과정에 A씨 몸 내부에 방치된 것이 맞는지 여부였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석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서울 강남구 소재 성형외과 의사 김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거즈가 김씨의 시술과정에서 그 과실에 의해 A씨 몸 내부에 방치됐다고 단정하기 곤란하다"며 태국 병원의 진료기록에 대한 감정결과를 제시했다.

당시 A씨의 의뢰로 진행된 감정 증인신문에서는 "김씨의 연늑골 채취 시술의 샘플 동영상을 보니 출혈이 거의 없어 거즈가 사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거나 "태국 병원에서 촬영된 사진의 병실과 환자의 상태 등에 비춰보면 '패킹', 즉 농이 있는 부위에 거즈를 넣어 농을 빼내는 처치장면일 수 있다"는 등의 진술이 나왔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이미 발생한 절개부위에 대한 태국 병원의 처치 과정에서 환부의 농을 제거하기 위해 새로 거즈가 투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 사건 거즈가 김씨의 병원에서 사용하는 거즈와 동일 규격이라고 볼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이 사건 시술 후 단기간 내에 염증으로 치료를 받았고, 그 절개부위 안에서 거즈를 꺼냈다는 취지의 태국 병원 진료기록과 사진에 비춰보면, 이 사건 시술 과정에 김씨의 업무상 과실이 개입됐을 수도 있다는 의심은 간다"면서도 "유죄의 인정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입증이 필요하나 그에 미치지 못하면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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