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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4억대, 10년 내 보유세 4배↑···재산세 감면 논의 불가피

입력 2020.10.28. 16:52 댓글 2개
신한은행 우병탁 팀장에 의뢰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9억 이하도 10년간 세부담 증가 지속…현재 대비 2~3배↑
"세 부담 완충 필요하지만…중저가 매수 부추길 우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해 내년부터 초고가 주택 등은 보유세 폭탄이 예고된 가운데, 서울의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보유세 부담이 현재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여당이 현재 1주택자의 재산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재산세인하가 오히려 중저가 주택 구매를 부추기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어 감면 대상과 수준을 결정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9억 이하도 세 부담 커져…사실상 '시한폭탄'

28일 신한은행 우병탁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이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시나리오에 따라 1주택자 보유세 부담 예상 추이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보면 현실화율 제고가 종료되는 시점에 이르면 공시가격 상승과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지방교육세+농어촌특별세 등) 증가가 현재로서는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 관악구 관악드림타운 전용면적 84㎡는 올해 1월 기준 공시가격이 4억3800만원으로, 이달 현재 시세 9억4000만원 수준이어서 시세 반영율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 아파트의 1주택자가 올해 납부한 보유세는 88만5430원(세액 공제 전)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장 유력한 정부 2안 '현실화율 90%' 달성 로드맵에 따르면, 이 주택 소유자의 보유세는 ▲내년 97만3973원 ▲2023년 117만8507원 ▲2024년 143만4926원 ▲2025년 157만8418원 순으로 늘어나, 현실화율 목표가 달성되는 2030년이 되면 348만4828원으로 현재의 3.9배가 된다.

정부 로드맵에 따라 매년 현실화율 적용하고, 추가로 매년 공시가격이 2%씩 상승한다고 가정해 산출한 결과다.

실거래가 6억원 수준인 노원구 중계동 무지개아파트 전용 59㎡ 1주택자의 경우 올해에는 보유세로 44만3496만원을 부담하면 됐지만, 2030년에는 2.5배 수준인 113만4443원까지 뛴다.

시세가 10억5000만원 수준인 서울 마포구 도화현대홈타운 전용 84㎡도 올해는 재산세만 128만5061원을 내지만, 현실화율 제고에 따라 오는 2024년부터 종부세를 납부해야 한다. 현실화율 90%를 달성하는 2027년에는 종부세 70만9445원을 포함해 보유세로 391만2357원을 내게 된다. 2030년에는 443만6074원까지 증가한다.

현재 시세가 14억3000만원인 서울 성동구 텐즈힐 전용 84㎡도 보유세가 올해 255만1973원에서 2027년 760만7434원, 2030년 871만6402원으로 늘어난다.

15억원을 넘는 초고가 아파트 단지들은 당장 내년부터 1주택자인 경우에도 수천만원을 보유세로 낸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시세 17억원)의 경우 324만9360원에서 2027년 1153만4954원, 2030년 1314만2212원까지 치솟는다.

이들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나 법인은 세금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

1주택자의 경우 세금 부담 상한이 150%로 정해져 있다. 이는 보유세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 상한은 300%로,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매년 세금이 더 급격하게 늘어나게 된다. 법인의 경우도 소유한 주택에 대해 종부세 6억원 기본 공제가 사라져 세금이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재산세 감면 논의 중…2030 매수세 촉발 부작용 우려도

정부와 여당은 서민층의 급격한 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중저가 1주택자들의 재산세 감면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중저가 1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한 재산세 부담이 없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다만 '중저가'의 기준을 놓고 6억원에서 9억원까지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또 9억원 초과 고가 주택에 대해서도 1주택 장기보유, 고령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감면 제도를 내년부터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현재 고령자에 대한 세액 감면 혜택을 10~30%에서 20~40%로 늘리고, 장기보유 감면(20~50%)과 중복적용 한도를 현행 70%에서 80%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9억원 이하는 초기 3년간 현실화율 인상 폭을 낮추기로 해 세금 부담 증가분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재산세 감면이 자칫 정책 효과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중저가 1주택자의 재산세를 낮추게 되면 오히려 중저가 주택에 대한 구매 욕구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출·세제 규제 영향에도 최근 아파트를 가장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계층은 30대다. 30대가 주택 시장에 큰 손으로 등극한 것은 가점제 위주의 청약시장에서 점수 경쟁에 밀려 기존 주택 시장에 적극적인 매수자로 돌아선 탓도 있지만, 각종 규제에서 30대의 운신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은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는 연령, 혼인 여부와 무관하게 생애 최초 주택 구입에 대해 취득세를 감면하고 있고, 대출한도 확대 등 추가적인 혜택 적용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추가로 재산세 감면까지 적용될 경우 자칫 주택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보합권 문턱에서 꺾일 듯 꺾이지 않는 오름세를 지속 중인 배경에는 젊은 층의 중저가 아파트 매수세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추진하는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이 서울 아파트값 상향 평준화를 일으키는 역효과를 내는 셈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중저가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 공시가율 현실화 정책 추진 시 서민층의 세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재산세 감면 등 완충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하지만 과도한 세금 혜택은 정부의 주택 정책의 방향을 왜곡할 수 있다"면서 "대상 주택과 감면 폭에 대해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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