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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표 "은행들, 고객 금리인하요구권 '무시'…우리은행 '최하위'"

입력 2017.09.25. 16:17 댓글 0개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금융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상당수가 고객의 금리인하요구권을 무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아 25일 공개한 '금리인하요구권 미스터리쇼핑 평가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과 21개 저축은행의 종합평가 결과 64.2점으로 5단계 평가등급(탁월·우수·양호·보통·미흡) 중 '보통'에 그쳤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금리인하요구권의 안내와 이행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5개 시중은행의 86개 지점과 21개 저축은행 등 107개 영업점에 대해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한 바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새로 대출을 받거나 기존에 대출을 받은 고객이 개인의 직장, 급여, 신용 등 변동사항이 생길 경우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청하고 금융기관은 이를 심사해 금리를 조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항 5개 은행 중 우리은행은 58.5점으로 은행 중 유일하게 '미흡' 등급을 받으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농협·국민·신한은행도 낙제를 겨우 면한 '보통'에 머물렀다.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하나은행도 간신히 '양호' 등급에 그쳐 대체로 부진한 결과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영업점별 평가 결과에서도 은행은 조사대항 86개 중 30개(34.8%)가 '미흡' 등급을 받았다.

저축은행의 경우 21개 중 8개가 '우수' 등급, 6개가 '양호' 등급을 받아 상대적으로 은행보다 나은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미흡' 등급을 받은 4개 저축은행 중 2곳은 10점대의 저조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 대출담당 직원들은 고객들의 금리인하요구권 문의에 "현재 대출금리가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더 낮아지기 어렵다", "현재 받고 있는 금리가 최저금리다"라는 식으로 응대하며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무마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15년 8월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를 추진하고 은행들에게 대출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을 필수 설명사항으로 명시하고 반드시 이행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금융당국의 지적에도 은행권의 그릇된 행태가 개선되지 않는 것에 대해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권고와 지도로 개선하기 어렵다면 금리인하요구권 제도를 법제화해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지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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