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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위 국감서 野 "독감백신 접종 중단해야"···與는 '신중'

입력 2020.10.22. 17:37 댓글 0개
野, 독감 예방접종자 잇딴 사망사고에 보건당국 질타
"까마귀 날아서 배 떨어져…안전성 규명까지 접종 중단"
與, 국민 신뢰 회복 강조하면서도 접종 중단에는 '신중'
"접종 중단하면 더 많은 문제 야기…기저질환 따져봐야"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등 피감기관 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22.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이연희 구무서 최서진 기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22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을 대상으로 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예방접종이 도마에 올랐다.

국감 진행 중에도 계속해서 사망자 발생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국민의힘 등 야당은 보건당국을 질타하면서 즉각적인 접종 중단을 요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 불안감 해소를 강조하면서도 접종 중단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질병관리청의 입장은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기 전까지 접종을 계속한다는 것인데 원인 규명전까지는 접종을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망자가 늘어나면 스톱하고 원인이 밝혀지면 어떻게 하겠다고 해야지 접종을 계속하는 게 맞는 태도냐. 접종 후 내일 사망자가 더 늘면 어떡할 것이냐"고 보건당국을 질타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 경험에 의하면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근로자의 암 발생 관련해 수 년 전부터 이렇게 많은 암 환자가 있는데 왜 인과관계가 없냐고 다툰 적이 있다"며 "세월이 흐르니 인과관계가 있었다. 중요한 것은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인데 일단 스톱하고 원인을 찾고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강기윤 의원은 "사망자와 백신 간 인과관계가 없다고 저도 믿고 싶다. 그런데 국민들은 그렇지 않다"며 "사망자 13명 중에 신성약품에서 납품한 백신이 거의 주류다. 신성약품 59만개 유통 부분을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상이 없다고 해야 국민들이 안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애 의원도 "최근 4년간 유통과정에서 폐기량 발생은 올해가 유일하다. 예년과 달리 유통과정에서 상온노출이 있었고 백색입자도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장은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아 안심해도 된다고 하지만 안심하기 힘들다"며 "독감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확인되려면 조직검사 결과까지 지켜봐야 하니 2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사망자가 접종한 백신만이라도 접종 중단을 고려해야 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온노출 사고 당시 국가접종을 중단한 바 있는데 정책 결정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 불안감이 높아지면 생각을 달리해볼 필요도 있지 않냐"며 거듭 접종 중단을 요구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잠시 안경을 만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22. photo@newsis.com

서정숙 의원은 "사망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독감 감염을 염려해 믿고 맞으라고 하는 것은 신중해야 되지 않겠냐"며 "백신 접종 중단에 더 큰 염려가 있는 점은 동의하지만 한치 앞도 못보는 상황에서 (접종을) 잠정 중단할 이유는 충분하다 생각한다. 충분히 고민해주고 신속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도 "65세 이상 노인을 비롯한 우선 접종 대상자들이 정부가 권하는대로 백신 접종을 했는데 사망하면 고령이어서 백신 연관성을 배제하는 것이냐"며 "위험도가 높으니 접종하라 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연관성이 낮다고 (사망 원인에서 백신을) 배제하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사인 규명을 위해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지만 안전성이 확실히 규명될 때까지, 역학조사 결과가 나올때까지만이라도 (독감 예방접종이) 중단돼야 한다"까마귀가 날자 배가 떨어지는지 까마귀가 날았기 때문에 배가 떨어지는지, 백신 접종과 사망과의 인과 관계를 국민이 납득할 수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국민들의 우려에는 공감했지만 백신과 사망자 간 인과관계가 명백히 밝혀지기 전까지 접종 중단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접종 사업을 중단한다면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보건당국이) 실제로 할 일은 두 가지다. 백신 생산 과정을 좀 더 정밀하게 관리하고 개인별로 접종자에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은 "독감 백신 접종 후에 사망 사례가 여러 건 생겨 국민 걱정이 크다. 아직까지 독감을 접종하고 사망했다는 선후 관계는 있지만 독감 백신 때문에 사망했다는 과학적 검증에 의한 인과관계가 설명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경청하며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22. photo@newsis.com

김성주 의원은 "사망 신고된 건들이 백신 부작용에 의한 사망인지 원래 가졌던 기저질환이 발현돼 나타났는지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며 "몸 상태가 안 좋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일수록 접종 때 장시간 대기하면서 차가운 기온에 노출돼 기저질환이 악화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백신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사후관리 중요한데 이런 부분이 국민에게 알려져서 불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이 의원은 "이런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태 해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다. 신뢰 형성을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정보 공유와 신속한 상황 전달이 중요하다"며 "섣부른 대안 제시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하고 확실하고 분명히 신뢰할 만한 근거로 대안을 제시해야 신뢰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인천 라면화재' 사건으로 치료를 받던 형제 중 동생이 숨진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염원과 달리 하늘로 떠난 인천 8세 아동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박능후 복지부 장관에게 "아동학대, 입양, 보호, 돌봄체계 등의 현장을 가보라. 제도와 정책이 다가 아니라 내실화가 더 중요하니 제대로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제가 어제 밤늦게 조문을 갔다. 8살짜리 천진난만한 아이의 얼굴이 영정 사진에 나타나 있는데 내일 새벽이면 이승에서의 모든 것을 접고 한줌의 재로 사라지게 됐다"며 "정말 가슴이 먹먹했다. 우리 사회가 무엇을 했는지 반성에 반성을 했다. 다시는 우리 땅에 아동학대, 아동방임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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