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영락공원 부패한 제물 판매 논란···'공설' 먹칠

입력 2020.10.20. 17:08 수정 2020.10.20. 17:17 댓글 2개
매점서 2만~7만원대 상품 구성
썩고 마른것도 모자라 곰팡이까지
유통기한·원산지 표기 등도 전무
“광주시·도시공사 대책 내놔야”
광주시와 광주도시공사가 관할하고 있는 광주영락공원이 부패한 제물을 판매한 사실이 확인 돼 논란이다. 제보자 제공

"곶감, 약과는 곰팡이가 펴서 차마 만지지도 못하겠고, 밤이랑 대추는 썩다 못해 말라 비틀어졌더군요. 한과는 얼마나 오래됐는지 지들끼리 딱 붙어서 떼는데 애를 먹을 정도구요. 가족 떠나보내는 슬픔 위로는 못할 망정 썩어 빠진 음식을 제물이라고 팔다니, 정말 화가 납니다."

얼마전 가족을 떠나보내고 광주도시공사가 운영하는 종합장사시설인 광주영락공원을 이용했던 이형진(40)씨는 매우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토로했다. 영락공원 매점에서 구입한 제물 때문이다.

화장을 마친 가족의 유해를 안치하며 제를 치러야 했지만 경황이 없어 제물을 따로 챙기지 못했던 그는 이곳 영락공원 매점에서 사과와 배, 북어포, 한과와 약과, 곶감, 대추와 밤 등으로 구성된 제물 한 세트를 7만원에 구입했다.

커다란 쟁반 위에 비닐 포장된 채 냉장보관 상태로 구입한 제물은 그러나 성한 것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곶감에는 흰 반점 곰팡이가 가득꼈고, 약과는 거무튀튀하게 썩어 꽃모양 형태까지 망가진 상태였다. 깐 밤은 죄다 안이 까맣게 썩었고, 대추는 마르다 못해 쪼그라든 상태였다.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긴 한과 역시 서로 늘러붙어 형태 그대로 떼어낼 수도 없었다. 더욱이 제조일도, 유통기한도, 원산지가 어딘지도 적시되어 있지 않아 먹을 수 있는 제품인지도 알 수 없는 지경이었다.

이형진씨는 "고인에 대한 마지막 예를 갖추는 자리에 쓰이는 제물이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니 화가 나다 못해 눈물까지 나더라"면서 "냉장보관 상태에서 이 정도 부패했다는 것은 최소 수 개월은 방치된 상품을 판매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물건을 파는 영락공원 측은 물론이고 관리 책임이 있는 광주시와 광주도시공사도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영락공원이 부패한 제물을 판매한 사실이 확인 돼 논란이다.

영락공원은 공설 장사시설로 매점 운영권 등은 인근 4개 마을 주민들이 구성한 한 조합법인에서 맡고 있다. 매점에서는 밥과 나물 등으로 구성된 2만5천원짜리 제물부터 과일과 추가 제수용품 등이 포함된 상품 3가지를 최고 7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이 제물에 하자가 발생해 문제가 된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경험을 했다는 신태은(54)씨는 "우리 가족 역시 이곳에서 구매한 제물 상태에 문제가 있어 항의해 환불을 받은 적이 있다. 한눈에 봐도 썩고 상한 물품을 그것도 유통기한, 원산지 표기도 없이 버젓이 판매하고 있다니, 공설이라는 명성에 먹칠도 유분수"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설을 관할하고 있는 광주시와 도시공사 측은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도시공사 측은 "유골함 및 비석 등 장례 직접 관련 제품들에 대한 가격 등만 협의, 결정할 뿐 매점에서 판매되는 제물 등의 관리는 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광주시 역시 "영락공원 내 판매 물품 권한은 광주시가 아닌 도시공사에 있다. 선량한 관리자로서 공공업무에 적합하게 시설을 운영하는 것은 도시공사의 몫"이라고 답했다.

그러다 취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서 나서야 도시공사 측은 "운영 전반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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