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DMZ 철원 화살머리·백마고지 실태조사
입력 2020.10.20. 09:24 댓글 0개[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문화재청은 철원 화살머리고지·백마고지 실태조사를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한다.
비무장지대(DMZ) 세계유산 등재추진을 위한 문화·자연유산 실태조사의 하나로, 강원도·경기도와 함께 진행한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21일 현장을 방문해 화살머리고지 등이 비무장지대 세계유산 등재 추진의 중요한 현장임을 확인하고 한반도 비무장지대 실태조사 진행상황도 점검할 예정이다.
철원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는 한국전쟁 당시 국군과 유엔군이 북한군과 중공군을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으로 1951년 휴전회담이 시작된 이후 실제 정전협정이 이루어지는 1953년 7월 27일까지 고지쟁탈전이 이루어졌던 대표적인 장소들이다.
화살머리고지(Arrowhead hill)는 지형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1953년 7월11일까지 총 4차의 전투가 발생했다. 백마고지(Whitehorse hill)는 포격으로 인해 누워 있는 백마의 지형으로 명명됐으며, 마찬가지로 1953년 7월11일까지 총 4차 전투가 벌어졌다.
이러한 고지들은 현재 비무장지대를 설정하는 기준인 군사분계선의 형태를 결정한 주요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장소성으로서 의미가 크다.
또 철원 화살머리고지는 2018년 '9·19 군사분야합의서'에 의해 최초의 비무장지대 내 유해발굴이 가능했으며, 갈등과 분단으로부터 평화와 협력의 장소로 전환되는 역사적인 상징성도 지니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군사작전지도 등 기록자료를 토대로 현재 추모관으로 탈바꿈한 감시초소(GP)를 비롯해 유해발굴 등이 이뤄지는 고지의 경관과 영역 설정을 위한 기록화 등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현재 국방부 협업과제로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국군유해와 함께 수습된 유품의 보존처리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유해발굴 현장 실태조사를 통해 유품 보존처리의 향후 진행방안 등에 대한 논의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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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평 300]그렇게 내 이름을 찾았다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4월 셋째주 신작과 최근 개봉작을 소개한다.◇거룩하게 숭고하게 찾은 내 이름…정순'정순'은 불법 촬영·유포 피해자에 관한 얘기다. 다만 이 영화가 하려는 일은 성폭력 피해자가 일사을 회복해 가는 과정에 그치지 않는다. '정순'은 영상 속에서 속옷만 입고 춤을 추는 여성으로 대상화된 한 인간이 존엄을 되찾는 과정을 그리는 것과 동시에 직장에선 이모로, 집에선 엄마로 대상화 된 존재가 자기 이름을 쟁취하는 모습을 담으려 한다. 어쩌면 자기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사회 보호 바깥에 있게 된 여성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이름을 바로 세우려는 그 안간힘은 거룩해보이기까지 하다.◇아직도 웃기고 여전히 귀엽네…쿵푸팬더4푸바오를 눈물로 떠나 보낸 우리를 달래주기 위해 세상에서 제일 웃긴 팬더가 돌아온다. 바로 쿵푸하는 팬더 포. '쿵푸팬더4'는 탄탄한 초식(招式)을 바탕으로 한 내공을 보여준다. 첫 번째 영화가 나온지 15년이 넘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포를 전사에서 지도자로 격상하려는 출발점부터 납득이 간다. 1편 빌런 타이렁을 비롯해 역대 쿵푸 마스터를 모두 등장시키는 클라이맥스 역시 포를 졸업시키는 합당하고 흐뭇한 방식이다. 코미디와 액션과 반전을 정확한 시점에 배치한 중간 과정 역시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다. 물론 새로운 스토리라고 할 수 없고 캐릭터 역시 예전만큼 신선하지는 않다는 건 단점이지만, 그렇다고 그게 이 작품을 보지 않게 할 정도로 큰 약점은 아니다.◇팬서비스로 만족…골드핑거'무간도' 시리즈 각본을 쓴 장웬지앙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평작 이상으로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볼 수밖에 없는 건 양조위와 유덕화 때문이다. '무간도'를 함께한 두 배우는 '골드핑거'에서 20년만에 다시 만났다. 홍콩 대중문화 전성기를 이끌었고 국내에도 열렬한 팬을 가진 이들은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결코 낡지 않은 연기를 보여준다. 양조위는 전에 보여준 적 없는 징글징글함으로 관객을 놀라게 하고, 유덕화는 특유의 서늘함으로 관객을 추억에 젖게 한다. 두 전설이 오래 연기하길 바랄 뿐 뭘 더 바라겠는가.◇당신을 보기 위해 난 오늘도 파묘 한다…키메라그저 그런 영화들이 부끄러움도 없이 내보이는 너무 뻔한 로맨스에 질린 관객에게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키메라'는 완벽에 가까운 대체재다. 감각적이면서 지적이다. 낭만에 취해 있지만 이성을 잃지 않는다. 우스꽝스럽다가도 이내 애달프다. 그렇게 두루 아우르는 것은 물론이고 깊이 파들어간다. 신화를 차용하고 이탈리아 영화를 오마주하며 할리우드를 비웃고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키메라'는 어쩔 수 없이 로맨스 영화다. 도굴꾼 아르투는 한 여인을 향한 사랑만이, 오직 그 사랑만이 자신을 존재케 하기에 기어코 땅을 파고 들어가야 한다.◇독야청청…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모두가 현재 일본 영화계를 암흑기로 부른다. 틀린 말은 아니다. 찬란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지지부진하다고 볼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일본 영화를 무시할 순 없다. 바로 이 사람 때문이다. 하마구치 류스케. 하마구치 감독은 현재 전 세계 영화 예술 최전선에서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 증거다. 이 고요한 영화는 러닝 타임 내내 스크린 밖으로 아우라를 내뿜다가 순식간에 관객을 집어삼킨다. 이건 하마구치 감독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마력이다. 이제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하마구치 류스케가 곧 일본 영화라고.◇어그로 시대에 부쳐…댓글부대단점은 있다. 그래도 '댓글부대'는 귀하다. 한국영화엔 이상한 콤플렉스가 있다. 현재 시대상에 관해 얘기하는 걸 이상할 정도로 겁낸다는 것. 그러나 안국진 감독에겐 이런 콤플렉스가 없다. 안 감독은 데뷔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5)에서도 'n포 세대'를 직격하지 않았나. 이번엔 가장 시급한 키워드인 탈(脫)진실이다. 사실과 진실이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게 된 '가짜 뉴스' 시대 말이다. '댓글부대'는 기자를 인터넷 어그로꾼으로, 기사를 온라인 게시물로 전락시키며 지금 이 시대를 풍자한다.◎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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