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호남고속철. 꺼져가는 땅 위 달리고 있다니

입력 2020.10.18. 17:59 수정 2020.10.18. 20:05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호남고속철도(오성~목포)의 지반과 노반 침하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어 고속철 안전운행에 위협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가철도공단과 코레일측이 이와 관련된 용역을 실시했지만 지반 침하 구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가철도공단과 코레일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지반공학회가 용역을 수행한 '호남고속철도 노반안정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 일부를 공개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남고속철도의 토공 구간 55.6㎞ 중 22.4%인 12.5㎞ 구간에서 허용침하량(30㎜)을 초과하는 지반 침하가 발생했다. 특히 허용침하량을 초과한 22.4% 구간의 평균 침하량은 46.7㎜이며, 이중 최대 침하는 무려 140㎜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구간은 허용침하량의 4.6배 이상 초과한 상태다.

김 의원은 "보고서에는 호남고속철도의 어느 구간에서 지반 침하가 발생했는지 안나와 있다"며 "책임 소재와 하자 보수를 분명히 하기 위해 지반 침하가 발생하고 있는 해당 구간을 시공한 건설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레일측이 지반 침하구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데 대해 이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지적받은 호남고속철은 교량과 터널 등에서도 노반 침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터널과 교량 55개, 연장 40.18㎞에서 허용침하량을 초과하는 침하가 진행 중이며, 가장 침하가 큰 구간은 112㎜이라고 했다. 호남고속철도의 지반 및 노반 침하가 심각한 것과 달리 경부고속철도는 허용침하량(30㎜)을 초과하는 구간이 3.75%에 불과해 대조를 보였다.

호남고속철의 지반 및 노반 침하 상황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다. 매년 수천만명이 이용하는 고속철의 지반 침하 등의 상황을 감추거나 간과한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의원의 언급처럼 지반 및 노반 침하의 원인 규명과 보완을 위해 감사원 감사를 통해 관리,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분야별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보강과 유지보수 방안을 즉시 마련, 실행해야 한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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