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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포틀랜드 시위대, 루즈벨트·링컨 동상도 끌어내려
입력 2020.10.13. 08:32 댓글 0개[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오리건주의 포틀랜드에서 12일 (현지시간) 시위대가 시오도어 루즈벨트 대통령과 에이브람 링컨 대통령의 동상을 끌어내려 철거하고 오리건역사박물관을 일부 파괴하면서 '콜럼버스 데이'를 맞아 분노를 표출했다.
이 날 시위 조직자들은 이같은 행사를 하면서 연방 국경일인 '콜럼버스 데이'를 "원주민 국민들의 분노의 날"( Indigenous Peoples Day of Rage)로 명명했다고 AP통신과 국내 매체들이 보도했다.
원래 이 날은 15세기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스페인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기념하는 공휴일이다. 하지만 미대륙의 원주민들은 콜럼버스가 수백년에 걸친 미대륙 인디언들에 대한 학살과 약탈의 시발점이라고 여기고 있다.
원주민 단체들은 전 날인 11일 밤 루즈벨트 대통령의 동상을 쇠사슬로 동여맨 다음 동상에 빨간색 페인트를 뒤집어 씌웠고 좌대 밑에 용접봉을 사용해서 이를 끌어내렸다.
동상이 끌려 내려온건 밤 9시, 시위대는 다시 링컨의 동상에도 관심을 돌렸고 8분 뒤에는 링컨 동상 역시 끌어내려졌다.
역사가들은 루즈벨트 대통령이 항상 미국 원주민들을 향해서 적대의식을 표출했다고 말한다. 언젠가는 " 나는 유일하게 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 뿐이다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90% 정도는 그걸 믿고있다.."는 말도 한 적이 있다.
항의시위대는 링컨동상을 끌어내린 뒤, 좌대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 다코타 38"이라고 썼다. 이는 링컨이 미네소타에서 백인 개척자들과 격렬하게 싸운 원주민 38명에 대해 교수형을 승인한 것을 의미한다.
이 날 밤 시위대는 두 개의 동상을 거꾸러 뜨린 뒤에 오리건 역사박물관의 유리창들을 모두 부수고 포틀랜드 주립대학교의 공공안전부 사무실을 향해 행진했다.
오리건 역사박물관의 케리 팀척 사무국장은 12일 성명을 발표, 시위대가 훼손한 전시품들 가운데에는 1970년대 중반에 포틀랜드의 흑인 여성들 15명이 손바느질로 만들어준 퀼트 수예품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유산 200주년 기념 퀼트'의 한조각 한조각은 흑인 인물이나 중요한 역사적 사건에 관련해서 흑인의 명예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 퀼트 제품은 안전한 보관을 위해 박물관에 위탁된 물품이지만, 몇 구역 떨어진 거리에서 발견되었으며 손상된 부분의 수리를 할 것이라고 팀척국장은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체포된 사람은 3명이며 여러 군데의 중소 사업체와 상점등이 피해를 입었다고 경찰은 발표했다. 그 중에는 레스토랑 한 군데도 포함되었으며 앞 유리창에 최소 2발 이상의 총격이 가해졌다.
뉴멕시코주에서도 12일 시위대가 역사적인 기념비 한 곳을 파괴하고 철거했다. 뉴멕시코와 애리조나에서는 이 날을 "원주민의 날"로 정했다. 시위대는 밧줄과 쇠사슬을 이용해서 옛날의 "야만인 인디언들과 전투에서 전사한 '영웅들'을 기념하는 오벨리스크 탑을 끌어내렸다.
이 탑의 철거는 지난 5월 25일 미니애폴리스시에서 백인경찰관의 가혹행위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항의가 시작된 이후로 끌어내려진 수많은 기념물과 기념탑 가운데 가장 최근에 철거된 경우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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