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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먹고살기 힘들어"···생명보험 가입 줄고 질도 나빠져

입력 2017.09.24. 06:16 댓글 0개
상반기 생보사 신계약 791만건···전년比 15만건 감소
보험료 못내 효력상실해지 판정 받은 계약도 늘어
특히 20,30대 보험가입 2% 정도씩 크게 줄어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지난 상반기 생명보험사의 신계약 건수가 1년 전에 견줘 15만건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회계기준에 대비해 보험사들이 몸집 불리기보다 우량 고객 확보에 집중한데다, 20~30대 젊은층의 이탈이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25곳의 1~6월 신계약 건(일반계정 기준)은 791만331건으로 작년 상반기(806만3615건)보다 15만3284건(1.9%) 감소했다. 보험료도 187조7026억원에서 173조1762억원으로 15조가량 줄었다.

계약은 일반계정 기준으로 퇴직연금 등의 특별계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보유계약의 질도 나빠졌다. 보험료를 두 달 이상 못내 효력상실해지로 분류된 계약은 314만3207건으로 1.4%(4만3022건) 늘었다.

25개 보험사 중 신계약이 늘어난 곳은 15곳 이상이었지만 해지건이 감소한 생보사는 한화생명과 ABL생명과 AIA생명 등 6곳에 그쳤다.

보험 가입 감소세는 경제 형편이 어려워진 젊은층이 주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개발원이 내놓은 개인연금보험 가입자료를 보면 20~30대 가입률은 지난해 기준 18.1%로 2014년과 비교해 2.1%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전체 가입률이 같은 기간 0.4%포인트 낮아진 것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5배가량 크다.

20대 가입률은 2014년 12.3%에서 지난해 10.3%로 2%포인트나 떨어졌고 30대도 같은 기간 27%에서 25.1%로 2%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30대의 가입률은 40대(29.8%), 50대(26.5%)에 미치지 못했다. 2014년에는 30대 가입률이 50대 높았으나 2년 사이 가입률이 역전됐다.

이에 반해 60대와 70대 이상 가입률은 2년 새 1.7%포인트, 0.8%포인트 높아졌고 50대도 0.6%포인트 올랐다.

여기에 2021년부터 적용되는 새 회계기준(IFRS17)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IFRS17는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것으로 추정되는 보험금인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고 수익을 보다 보수적으로 잡는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역마진 우려로 저축성보험보다는 보장성·변액보험 판매에 치중하고 있다.

실제 생명보험상품을 종류별로 보면 연금 등의 생존보험 신계약 건수는 46만7325건에서 43만3799건으로 줄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노후 대비에 관심은 많지만 취업난 등으로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보니 개인보험 가입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며 "보험사들도 새 회계기준에 대비해 계약을 무턱대고 늘리기보다 우량 자산을 확보하는 식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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