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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차례상 바꾼다' 추석음식도 포장·간편식
입력 2020.09.30. 16:24 댓글 0개대형마트선 명절용 간편식 매출액 해마다 신장
"명절 모임 축소에 맞춰 차례상 간소화도 가속"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귀성·가족간 모임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온가족이 모여 차례상 음식을 만들던 추석 풍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30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 내 한 제수음식 전문점 주변에는 전·나물·생선찜 등 차례 음식을 구입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박모(72)씨는 "매년 추석마다 서울에서 내려온 자녀들과 함께 전·산적 등을 직접 장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서운 올해만큼은 가까이 사는 친척들끼리만 모여 차례를 지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가족이 모여 함께 만든 음식을 나눠 먹는 한가위는 이젠 옛말이 된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모(35·여)씨는 "집에서 손수 만들기 어려운 부침개류는 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면서 "소포장되는 만큼 성묘 음식으로도 간편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가게에서 무침나물을 구입한 주부 정모(66·여)씨는 "음식을 함께 나눠 먹는 게 감염 위험을 높인다는 소식을 듣고,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며 "대신 큰 딸 내외를 위해 명절 음식 한두가지는 차려야할 것 같아, 시장을 찾았다"고 전했다.
모둠전 포장세트는 종류 수와 식재료에 따라 5000원에서 1만 원 사이에 판매됐다.
고사리·시금치·숙주나물 등 삼색 나물도 진열대에 놓이자 마자 손님들의 손이 닿았다.
주변에 늘어선 제수음식 전문점 4곳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어느 상인은 차례상에 오를 건어물과 생선찜, 부침개 등 제수음식 일체를 한 상자에 담아 손님에게 건넸다.
한 상인은 "코로나19 때문에 전반적인 매출은 예년만 못하지만, 배달 주문은 오히려 크게 늘었다"면서 "특히 양이 적은 편인 2~3인분 소규모 포장세트 매출이 상대적으로 올랐다"고 전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간편가정식도 매출이 크게 늘었다.
광주 지역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간편가정식 제수음식 매출, 판매 구성비율 모두 2018년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다.
2018년에 비해 모듬전·떡갈비·냉동산적·만두 등 제수음식 대체용 간편가정식 판매는 4배에 육박하는 283%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구성비도 5.7%에서 13.1%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전 종류의 판매가 도드라진다. 전은 2018년 설 명절부터 가장 높은 매출 신장율을 보이고 있다. 또 제수음식용 간편가정식 전체 매출 중 87%가 전 종류다.
광산구 한 마트에서 장을 본 조모(62·여)씨는 "부침개는 기름이 주변으로 튀어 집에서 요리하기 쉽지 않지만, 시중에 나온 간편식은 데우기만 하면 된다는 점에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손님 강모(52)씨는 "감염 우려에 올해 추석 선산 성묘는 홀로 다녀오기로 했다. 번거롭게 음식을 만들기보다는 최소한의 음식만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로 명절 차례상이 간소화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되면서 큰 규모의 제수음식 장만 필요성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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