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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1차 토론]트럼프·바이든, 치열한 공방···"입 다물라"

입력 2020.09.30. 13:56 댓글 0개
코로나19 등 현안 놓고 토론 내내 설전
연방대법원 인원 확대 놓고 신경전
토론 진행자 중재에도 일방적인 주장만 쏟아져
[클리블랜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케이스 리저브 웨스턴 대학에서 열린 제1차 TV 토론에 참석하고 있다. 2020.09.30.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29일(현지시간) 첫번째 방송 토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 현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상호 발언 끊기 등이 이어지면서 '입 다물어라', '절대 그런 말 하지말라' 등 정제되지 않은 발언도 쏟아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하이오주(州) 클리블랜드의 케이스 리저브 웨스턴 대학에서 열린 첫 토론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이력 ▲연방대법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경제 ▲미국 도시에서 인종과 폭력 ▲선거 청렴성 등 6개 주제로 나눠 진행됐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을 지명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반발에도 보수 성향 에미니 코니 배럿 제7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연기를 요구하는 바이든 후보의 주장을 "나는 3년 임기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아니다. 나는 4년 임기로 당선됐다"고 일축했다.

바이든 후보는 민주당 일각에서 긴즈버그 후임 지명에 맞서 연방대법관 인원 확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요구하자 "입을 다물어라(Will you shut up, man)"라고 감정을 드러냈다. 토론 시작 15분만이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때문에 패닉에 빠졌다", "그는 계획이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 경보를 무시하고 섯불리 봉쇄 조치를 완화하도록 해 미국이 세계 최대 코로나19 피해 국가가 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이전 코로나19 백신 조기 긴급 승인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그는 과학자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전문가 견해와 다른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후보는 "나는 그를 전혀 믿지 않는다"고도 비난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곧 백신을 보게 될 것(You’ll have a vaccine soon)"이라고 응수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은) 중국의 잘못이다.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며 "(바이든은) 우리가 했던 일을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마스크 착용 권고를 무시해 많은 이들을 죽게 했다는 비난에 "보건당국은 팬데믹 초기에 상반된 충고를 했다"며 "필요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맞섰다.

다만 그는 '빨리 더 똑똑해지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죽게될 것'이라는 바이든 후보의 비난에 "당신은 반에서 가장 낮은 성적으로 졸업했다. 졸업한 대학도 기억을 못한다. 나한테 절대 똑똑하다는 말을 쓰지말라"고 발끈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이전 미국 경제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호황을 누렸다고 강조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 행정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을 낭비하는데 그쳤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는 경제 개방 방식을 두고도 대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복구의 적임자를 자처한 뒤 "사람들은 빨리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로 폐쇄된) 자신의 일터가 열리기를 원한다"고 선언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사람들은 안전하기를 원한다"고 맞받아쳤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직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것을 원할 뿐이지 단결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4년 유색인종 차별 논란을 야기한 강력범죄 처벌 강화법을 발의했던 바이든 후보가 지금은 좌파 지지층 때문에 함구하고 있다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몇달 동안 누가 이겼는지 모를 수 있다"며 우편 투표를 문제 삼아 대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이어갔다. 바이든 후보는 "내가 지더라도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선거 승복 의사를 밝혔다.

두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 의혹과 바이든 후보의 아들 비리 의혹 등 개인사를 둘러싼 공방도 벌였다.

바이든 후보는 이라크에서 복무했던 장남 보 바이든에 대해 "그는 패배자가 아니라 애국자였다"고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프랑스 방문 중 참전 용사를 '패배자'라고 불렀다는 의혹을 상기시켰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공격에 "헌터 바이든을 얘기하는 것이냐"고 맞받아쳤다. 차남 헌터 바이든은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 재직 시절 중국과 우크라이나 등에서 활동하면서 이해충돌을 야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법을 악용해 학교 교사보다 적은 돈을 세금으로 납부했다고 비난하면서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쏘아붙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로서 절세 방법을 찾는 것은 당연하고 강조한 뒤 "상원에서 25년 동안 활동하는 동안 왜 (구멍이 뚫려있는) 세법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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