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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오지마라" 의성 어르신들 안부 영상, AP통신 소개

입력 2020.09.30. 08:19 댓글 0개
"생활지원사, 동영상 찍어 사랑하는 이에게 안부 전했다"
"많은 한국인들이 지난해와 다른 추석 명절 보내고 있다"
[의성=뉴시스] 김진호 기자 = AP에 실린 정성란 할머니. AP는 사진 설명으로 '할머니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추석을 맞아 딸의 방문 대신 새로운 시도를 했다. 생활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생전 처음으로 딸에게 영상 인사를 보냈다'고 썼다. 2020.09.30 photo@newsis.com

[의성=뉴시스] 김진호 기자 = 전국 처음으로 시도한 경북 의성군 어르신들의 색다른 추석 명절맞이 분위기가 세계적인 통신사 AP에 실렸다.

AP는 의성에 혼자 거주하는 정성란(84) 할머니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번 추석 때 딸을 만나는 대신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고 지난 29일자로 보도했다.

할머니는 생활지원사 도움을 받아 딸에게 안부영상을 보냈으며, 이는 그녀의 인생에서 처음있는 일이었다고 소개했다.

"부디 항상 마스크 쓰고 조심해라. 엄마는 집에서 잘먹고 잘 지내고 있어. 나는 그저 네가 걱정된다. 사랑한다."

할머니는 15초의 짧은 영상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앞서 의성군은 전국 처음으로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생활지원사 120명을 통해 홀로 거주하고 있는 어르신 1873명을 찾아 휴대폰으로 '안전한 집에서 추석 보내기' 영상 메시지를 촬영했다.

촬영된 영상은 곧바로 타지역 거주 자녀들에게 전송되며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의성군 한 어르신이 자녀들에게 전송할 영상을 찍고 있다. (사진=의성군 제공) 2020.09.18 photo@newsis.com

AP도 '의성군은 생활지원사를 파견해 어르신 수백명이 먼 곳에 있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도록 도왔다. 생활지원사들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동영상을 찍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안부를 전했다'고 했다.

정성란 할머니의 딸 강명석씨가 엄마로부터 메시지를 받았을 때 진심으로 행복했었다는 인터뷰도 소개했다.

그녀는 "전화로만 엄마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동영상으로 엄마를 보게 되니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지난 6월 서울에 있는 딸 강명석씨 집에서 한 달 정도 머무르기도 했지만 서울에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이후에는 만나지 못했다.

어르신은 "딸의 집 근처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됐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고 걱정했다.

생활지원사들은 어르신들에게 추석에 오지 말라는 영상 메시지를 당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의성군 한 어르신이 자녀들에게 전송할 영상을 찍고 있다. (사진=의성군 제공) 2020.09.18 photo@newsis.com

하지만 정성란 할머니의 안부영상을 촬영한 김연희 생활지원사는 자녀들을 너무나 보고 싶어하는 15명의 어르신들과 촬영할 때는 그럴 수 없었다고 한다.

어르신들이 자녀를 얼마나 보고 싶어하는지 알기 때문이었다.

김연희 생활지원사는 "영상을 찍은 어르신들의 절반 정도는 먼저 나서서 자녀들에게 추석때 오지 말라 하라고 하셨다.

그러나 몇몇 어르신들은 여전히 자제분들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어 자녀분들에게 오지 말라는 부탁을 할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AP는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조치한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도 비교적 자세히 소개했다.

'많은 한국인들은 수백만명이 고향을 방문했던 지난해와 다른 추석 명절을 보내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번 추석 동안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에서의 식사를 금지하고 야외 테이블에는 플라스틱 칸막이를 설치했다. 많은 농촌지역에서는 추석때 가족모임을 줄이라는 내용의 대형 플래카드가 거리를 장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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