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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억 이하 아파트 '반토막'···집값 상승 '불씨' 되나

입력 2020.09.30. 06:00 댓글 1개
3년간 6억 이하 아파트 비중 67.3%→29.4% '뚝'
정부 규제 빗겨간 중저가 아파트 주택수요 몰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영등포구 63아트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2020.08.1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집주인들이 처음 내놓은 가격보다 몇 천만원 비싸게 올려도 바로 거래돼요."

지난 29일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2단지 앞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주택시장과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매물이 워낙 귀하다 보니 매물이 나오는 즉시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거래가 가능한 매물이 아예 없다"며 "집을 사겠다는 매수자들이 늘었지만, 매매를 고민하던 집주인들이 집값이 더 오르는 것을 보고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최근 서울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서울지역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사실상 자취를 감추고,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향후 집값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대출 규제와 보유세 부담 등 정부의 잇단 고강도 규제 대책으로 주택 수요가 6억원 이하 아파트로 몰리면서 매물 품귀와 가격 급등 등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자금 출처 의무가 없는 6억원 이하 아파트로 주택수요가 몰리면서 6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가 급감했다. 중저가 아파트 소멸은 강북지역에서 더 두드러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율은 지난 2017년 5월 67.3%에서 올해 6월 기준으로 29.4%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10가구 중 7가구였던 6억원 이하 아파트가 3년 만에 10가구 중 3가구로 쪼그라들었다.

25개 자치구 중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곳은 강동구로 나타났다. 강동구는 2017년 5월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가 74.9%에서 지난 6월 현재 8.9%로 대폭 줄었다.

6억원 이하 아파트 품귀 현상은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성북구는 97.0%에서 33.6%로 줄었고, 동대문구(88.9%→26.0%), 서대문구(88.6%→26.5%), 마포구(54.3%→6.1%) 등도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9억원 초과 아파트는 15.7%에서 39.8%로 비율이 2.5배 가량 늘어났다.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율이 가장 급감했던 강동구의 9억원 초과 아파트는 0.4%에서 49.0%로 급등했고, ▲성북구(0%→11.3%) ▲동대문구(0%→20.9%) ▲서대문구(0.3%→26.0%) 등도 증가했다.

15억원을 넘는 초고가 아파트 비중도 3.9%에서 15.2%로 확대됐다. 강남구는 15억원 초과 아파트가 26.8%였지만, 올해는 73.5%에 달했다.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22.4%에서 67.2%로, 5.3%에서 43.1%로 늘어났다.

지난해 말 4억5000만원에 거래된 노원구 중계동 '중계그린1단지'(전용면적 59㎡)는 이달에 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전용면적 84㎡)는 이달 7억7500만원에 계약됐다. 종전 실거래가 5억5700만원보다 2억원 넘게 급등했다.

정부의 잇단 고강도 규제대책과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주택 거래가 감소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일부 고가단지에서는 급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축소됐지만, 중저가 아파트들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뉴시스]서울 아파트값이 금주도 '0.01%' 오르며, 보합 문턱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월 넷째 주(24일 기준)부터 9월 셋째 주(21일)까지 5주 연속 0.01%다. 7·10대책 및 8·4공급대책(사전청약 확대 등)의 영향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관망세 보이는 가운데 9억원 이하 및 중소형 면적 위주로 상승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강북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은평구(0.02%)는 불광·응암동 신축 위주로, 동대문구(0.02%)는 청량리역 주변과 휘경동 위주로, 용산구(0.02%)는 이촌동 구축 위주로, 노원구(0.02%)는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종로구(0.00%)는 매수세 위축되며 상승에서 보합으로 전환됐다.

감정원 관계자는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9억원 이하와 중소형 면적 위주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에서 6억원 이하의 매물이 거의 없지만, 주택 수요와 매수세가 꾸준한 만큼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신규 공급 물량이 적고, 청약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6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6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6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 매물이 줄면서 최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서울 집값의 상향 평준화로 실거주 목적의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도 주택 구입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청약 당첨을 기대하기 힘든 젊은 층들과 실수요자 등 수요가 늘어난 반면 매물이 갈수록 줄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중저가 단지의 집값 상승세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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