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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가 보낸 공문에 '국회의원 개입 논란' 시끄러운 순천시

입력 2020.09.25. 15:46 댓글 0개
'민생현안 관련 건의사항 알림·협조' 30가지 요구사항 담겨
"'푸드트럭 야시장' 등 일부 내용 지방자치 역행 지나친 간섭"
시정개입 논란일자 시의회 '공문' 폐기하라는 추가 공문 보내
논란일자 소병철 의원실 "건의사항 시와 민주당에 같이 보내"
전남 순천시청

[순천=뉴시스]김석훈 기자 = 전남 순천시 지역구에서 당선된 초선 국회의원이 시의회를 매개로 시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다.

25일 순천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국회의원은 시민들과 만나 취득한 요구사항을 '전남 순천 민생현안 관련 건의사항' 제목의 공문으로 작성해 지난 14일 시의장 앞으로 발송했다.

공문에는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나온 건의와 구도심 활성화, 전통시장 활성화, 택시업계 생계 지원 등 30여 가지의 요구사항이 담겼다.

하지만 시가 추진 중인 '50대 규모 푸드 트럭 야시장' 정책에 대해서 "현 허석 시장 임기에 하지 말고 다음 시장 임기에 진행을 희망한다"는 문구를 담아 지나친 행정 개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더구나 시장 상인을 위한 개별 계량기 설치, 전체 아케이드 설치, 공용화장실 리모델링, 노후 셔터문 교체, 공공요금 감면, 주차장 예산 확보 등 시 행정 계획에 따라 추진해야 할 사항을 나열한 것은 지나친 간섭이라는 평으로 이어졌다.

이같은 국회의원의 공문을 받은 순천시의회(의장 허유인)도 다시 공문을 통해 시를 독촉했다.

시의회는 17일 '민생현안관련 건의사항 알림 및 협조' 제목의 시의회 의장명의 공문을 순천시장(기획예산실장)에게 발송하고 즉시 처리를 요구했다.

공문 제목만 보면 '알림 및 협조'가 강조되지만 실상 내용은 '즉시 추진', '사업 계획 보고' , '사업 추진 상황에 대해 시의회와 적극공유' 등 사실상 깊이 시정에 관여하는 강압적 단어가 포함돼 허석 시장 등 시를 당혹케 했다.

지역 국회의원이 시민으로 부터 수집한 민원 사항을 시의회에 공문을 발송해 처리 및 관리 감독하라는 식의 요구도 논란거리지만, 뒤이은 시의회의 행정 관여도 지방자치제도를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면서 순천 정가는 싸늘해졌다.

순천시 도심을 흐르는 동천 변에 푸드 트럭 50대를 모집해 야시장을 만드는 계획은 허석 순천시장의 공약사항이기도 하지만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이후 관광객 유치에 정성을 들이며 머물러 가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기획했다.
전남 순천시의회 본회의장.

이에 대해 '다음 시장 임기에 진행토록 희망한다'는 국회의원의 공문과 시의회의 '즉시 추진'을 담은 공문을 받아든 순천시로서는 맥이 빠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한 공무원은 "국회의원이 시민으로 부터 민원을 접수하더라도 시정협의를 통해 전달하거나 시장과 정책간담회때 협의사항으로 내놓으면 될 일인데, 의회에 공문을 보내고 의회도 시청에 공문을 보내 즉시 처리하라고 하는 것은 각자 역할이 나뉜 지방자치시대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시의회는 논란이 일자 21일 추가 공문을 통해 기존에 보낸 공문의 파기를 요청했다. 시가 접수한 공문의 보유기간이 있는데도 갑자기 파기하라는 공문을 받은 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직면했다.

논란이 일자 소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시의회에 보낸 공문은 소상공인 및 시장상인, 택시업계 종사자 등과의 간담회에서 건의된 사항을 그대로 정리해 전달한 것으로 민주당 중앙당 정책위원회에도 동시에 보냈다"고 밝혔다.

또 "내용 중에는 국회에서 국비를 확보해야 하는 사업과 시의회 및 시에서 시행할 수 있는 사업들이 혼재돼 있기에 국회에서 예산확보가 필요한 사업들은 당 정책위와 협의해 추진하고, 그 외 시에서 추진해야 할 사업들은 향후 구성될 민생특위에서 같이 협력해 추진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한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의원실에서는 시에는 어떤 공문도 전달한 사실조차 없는데다, 모든 지역사업들은 중앙정부와 국회, 지자체의 긴밀한 협조가 있어야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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