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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도, 복당도 이상직 자유?···與 "복당 불가는 아냐"

입력 2020.09.25. 06:00 댓글 0개
대량해고·체불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탈당
"잠시 당 떠나…이스타 문제 해결 후 돌아올 것"
윤리감찰단도 마무리 가닥…"종료됐다고 봐야"
'복당 불허' 규정 해당 안해 "징계 회피로 안 보여"
"이스타 문제 다툼 소지 있어…본인도 억울하다해"
[서울=뉴시스] 김진아 = 이스타항공 임직원 대량해고 사태 책임자로 지목돼 당 윤리감찰단 조사를 받던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09.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대량해고·임금체불 논란을 빚은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이 24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지만 향후 '복귀'를 시사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 규정상 자진 탈당한 이 의원의 복당을 막을 방법이 없는 탓에 언제든 복당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결국 '회피성 탈당'을 당이 사실상 손놓고 바라보기만 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이 의원은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제명된 김홍걸 의원과 함께 윤리감찰단 1호 사건으로 회부됐었다.

이 의원은 24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대표님 이하 우리당 선배, 동료 의원들과 당원동지들에게도 내가 무거운 짐이 된 것 같아 참담하고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선당후사의 자세로 더이상 당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 잠시 당을 떠나있겠다"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이어 "국민과 당원 동지들 모두가 결국 이상직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할 수 있도록 사즉생의 각오로 이스타항공과 그 직원들의 일자리를 되살려놓겠다. 또 저에 관한 의혹을 성심성의껏 소명하겠다"며 "그리고 되돌아오겠다. 국민들과 당원 동지 여러분의 눈높이에 걸맞는 정치인이자 공인으로 다시 서겠다"고 했다.

그는 회견문을 읽은 뒤 회견문을 읽은 뒤 '탈당 여부를 당과 사전에 논의했느냐', '감찰 회피 목적의 탈당이 아니냐', '다시 복당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 쇄도에도 침묵한 채 그대로 회견장을 떠났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리당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당 기강을 분명히 확립해 나갈 것"이라며 "김홍걸 의원과 이상직 의원의 사례가 당 소속 모든 공직자들에게 자성의 계기가 되고 경각심을 갖도록 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 이스타항공 임직원 대량해고 사태 책임자로 지목돼 당 윤리감찰단 조사를 받던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09.24. photo@newsis.com

이 의원의 탈당으로 강도높은 조사를 벌여온 윤리감찰단도 추가 조치 없이 활동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허영 대변인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윤리감찰단은 일단 종료된 것이라 보면 될 것 같다"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당규 당원규정 제11조는 복당과 관련해 '당에서 제명된 자, 또는 징계 회피를 위해 탈당한 자'는 5년 간 복당을 불허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복당을 허용할 경우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또다른 당규에 따르면 징계 착수의 기준은 '윤리심판원에 징계 청원이 접수됐거나, 심판원에서 직권조사에 들어갔을 경우'로 이 의원은 윤리감찰단 조사에 회부된 단계이므로 어느 경우도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당 차원의 정무적 판단 여하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의원의 복당은 규정상 아무런 제한이 없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뉴시스에 "(복당 제한) 그것은 아닐 것이다. 윤리감찰단을 갖고 징계 착수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이 의원이 징계를 회피하려 탈당했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허영 대변인도 이 의원이 '이스타문제 해결' 후 복당을 공언한 데 대해 "해결의 정도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나중에 판단 근거가 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이스타항공 노동자 고용유지 촉구를 위한 조종사 노동조합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9.22. park7691@newsis.com

이스타항공은 최근 600명이 넘는 임직원 대량해고 통보와 250억원에 달하는 임금체불 문제로 사회적 논란이 됐다. 당초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을 이유로 직접 대응을 삼가왔던 민주당도 대량해고 사태가 벌어지자 엄중 대응 기조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이낙연 대표 취임 후 출범한 윤리감찰단 1호 케이스로 회부한 데 이어 추석 전까지 이 의원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공언했다. 이낙연 대표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윤리감찰단이 굉장히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본인은 하실 말씀이 많은 것 같고 윤리감찰단은 규명해야 할 문제가 많은 것으로 본다"며 "감찰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8일째 조사를 벌인 끝에 '제명' 처분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당 안팎에서 나온 가운데 이 의원의 자진 탈당으로 상황이 마무리된 것이다. 함께 윤리감찰단에 회부된 김홍걸 의원이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제명당한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지금 탈당한 사람에게 (복당 불허)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라며 "이스타항공 건은 다툼의 소지가 있는 것이고, 본인도 굉장히 억울해 한다. 법적으로 따지면 억울한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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