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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조종 앱 역이용 경찰, 잠복 끝에 보이스피싱 막았다

입력 2020.09.24. 17:29 댓글 0개
앱 통한 착신전환 등 통해 범행·도주 악용
"지인 전화 빌리거나 방문신고가 바람직"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행에 악용되는 휴대전화를 원격 조종하는 앱을 역이용한 경찰 수사가 추가 피해를 막았다.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23일 오후 4시20분께 북구 매곡동의 아파트 앞 정문에서 피해자로부터 1100만원을 건네받으려던 보이스피싱 수금책(24·여)을 검거했다.

검거 과정은 극적이었다.

피해자 A씨는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속아 이 달에만 5000여만원을 잃었다.공교롭게도 A씨의 남편 역시 22일 보이스피싱 사기로 1000여만원을 잃었다. 남편은 피해 진술 과정에서 자신이 금융기관 모바일앱인 줄 알고 설치한 앱이 피싱 앱인 사실을 알았다.

피싱 앱은 사기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를 장악, 금융기관에 확인 전화를 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는지 등을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착신 전환·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통해 의심을 거두게끔 피해자를 거듭 속이거나, 경찰 신고를 미리 파악해 도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남편을 통해 자신의 휴대전화에도 피싱 앱이 설치돼 있다는 것을 알고, 신고 전화 대신 경찰서를 직접 찾았다.경찰은 A씨에게 '수금책이 다시 연락이 오면 알려달라'며 업무용 임시 휴대전화를 줬다.

수금책은 A씨에게 '저금리 대출 상품 전환을 위해 잔금을 상환해야 한다'며 다시 연락했다. A씨는 곧장 경찰이 빌려준 업무용 휴대전화로 담당 형사에게 만남 시간·장소를 일러줬다.그리고 경찰은 A씨와 수금책이 만나기로 한 장소에 잠복, 수금책을 붙잡았다.

조사 결과 수금책은 건당 수수료 10만원을 약속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자 4명으로부터 5100만원을 거둬들여 총책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북부경찰 관계자는 "저금리 대출 상품 전환을 빌미로 금융기관 거래앱을 가장한 피싱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이 횡행하고 있다"며 "피싱 앱은 통신 내역 등을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자동 전송한다. 사기인지 확인하려는 전화를 가로채는가 하면, 경찰 신고를 미리 알아차리는 데 악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가 의심되면 본인 휴대전화로 신고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인의 휴대전화를 빌려 신고하거나 경찰서를 방문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부경찰은 앞서 지난 14일 보이스피싱 피해금 9510만원을 8차례에 걸쳐 가로챈 또다른 수금책(23)을 검거,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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