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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떠난 해리, 미국서 투표 독려···언짢은 트럼프 "난 팬 아냐"

입력 2020.09.24. 17:08 댓글 0개
해리 "나는 평생 투표 못했다"
마클 "투표권은 자체가 특권"
[서울=뉴시스] 영국 왕실 고위 구성원에서 물러나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영국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 왕자비는 미국 시사잡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사진=타임 트위터 캡처) 2020.9.24.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영국 왕실 고위 구성원에서 물러나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영국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 왕자비가 투표 독려 캠페인에 나섰다.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진 이 부부의 정치 행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나는 마클의 팬이 아니다"며 응수했다.

미국 시사잡지 타임은 지난 22일 밤 '타임 100' 특집을 마련해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의 동영상 인터뷰를 게시했다. 왕실을 떠난 해리 왕자 부부가 나란히 공식 인터뷰에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리 왕자는 자신은 미국의 시민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나는 투표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분이 모를 수도 있지만 나는 평생 동안 영국에서도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영국은 왕실의 정치 중립성을 위해 왕실 구성원의 투표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해리 왕자는 "11월 대선이 다가오는 만큼 혐오 발언, 가짜 뉴스, 온라인 비방 등을 선별하는 건 필수다"고 강조했다.

마클 왕자비는 투표권의 평등함과 특별함을 강조했다. 그는 "남편을 예로 들자면, 그는 한 번도 투표에 참여할 수 없었다. 이처럼 투표란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권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상당히 재밌다. 투표권이란 그 자체로 특권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번 선거 때마다 사람들은 '이번이야 말로 인생 선거다'고 말하는 걸 알고 있다"며 "하지만 올해는 진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투표를 할 때, 우리의 가치는 행동으로 나오고, 우리의 목소리가 세상에 들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들 부부의 인터뷰에 트럼프 대통령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미 의회매체 더힐에 따르면 그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해리 왕자 부부의 투표 독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그(마클 왕자비)의 팬이 아니다"며 냉담하게 반응했다.

그러면서 "해리 왕자에게 행운을 빈다. (마클 왕자비의 남편인) 그에게는 큰 행운이 필요할 것이다"고 답했다.

해리 왕자의 정치적 행보에 불만을 터트리는 건 트럼프 대통령 뿐만이 아니다.

마클 왕자비의 투표 독려 캠페인에 지난달 영국에서는 "해리 왕자 부부의 왕실 직함을 파기하라"는 요구까지 나왔다. 영국의 유명 언론인 피어스 모건은 트위터에 "여전히 왕족으로 남아있는 그가 외국의 선거에 대해 떠벌려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타임의 동영상이 공개되자 모건은 다시 "영국 왕실의 일원인 해리 왕자가 미국 선거에 간섭하며 투표를 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표를 던지라고 미국 유권자들에 말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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