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아내 탄 차량 추락 '금오도 사건' "남편 살인 혐의 무죄"

입력 2020.09.24. 14:41 수정 2020.09.24. 14:41 댓글 1개
1심 무기징역·2심 금고 3년
대법 "직접증거 없어" 판단
【여수=뉴시스】김석훈 기자 = 여수해양경찰서(서장 장인식)는 지난해 12월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가 타고 있는 자동차를 고의로 바다에 추락시켜 살해한 혐의로 A (50) 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여수시 금오도 내 모 선착장에서 추락한 A 씨 승용차를 인양하고 있다. 2019.03.06. (사진=여수해경 제공) kim@newsis.com

2018년 12월31일 오후 10시께 여수시 금오도의 한 선착장. 불빛 하나 없이 사방이 컴컴한 선착장으로 검은색 제네시스 한 대가 들어온다. 무슨일인지 비탈길에서 후진을 하던 차량은 난간에 부딪쳤고, 운전석에서 중년 남성이 내린다. 남성이 사고 부위를 살펴보는 순간, 차량은 미끄러지듯 굴러가 바다로 추락한다.

차 안에는 이 남성과 혼인신고를 한 지 3주된 아내 A(40대)씨가 타고 있었다. 아내 홀로 탄 차량이 바다에 빠진 상황에서도 남편은 천천히 걸어가 상황을 살핀다. 이튿날 새벽에야 인양된 차량 안에서 아내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른바 '금오도 추락사건'의 전말이다.

해경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남편 박모(52)씨가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A씨를 살해했다고 봤다. 박씨가 보험금 17억여원을 받을 수 있도록 A씨 명의 등으로 보험 6개에 가입한 뒤 A씨와 결혼했기 때문이다. 결혼과 동시에 바로 수익자를 자신과 동생의 명의로 변경한 점, 오랫동안 운전업을 했는데도 난간에 부딪힌 차량 기어를 중립에 두고 A씨만 차에 남겨둔 채로 내리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지 않았냐는게 해경의 판단이었다. 차량이 추락하는데도 걸어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점도 해경이 살인으로 판단한 근거였다.

검찰 역시 이혼 뒤 양육비 부담에 시달리던 박씨가 단골식당 종업원이던 아내에게 원룸 보증금을 주는 등 환심을 사 교제를 시작한 뒤 보험 상품에 대거 가입한 점 등을 토대로 살인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사법부 판단은 엇갈렸다.

현장 실험까지 해가며 심리에 나섰던 1심은 고의적 살인이라며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2심은 살인 증거가 없는 '과실치사'라며 금고 3년을 선고했다. 1심은 차를 밀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지만, 2심은 저절로 차가 굴러갈 수도 있어 밀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봤다.

결국 24일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자동차매몰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52)씨의 상고심에서 금고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살인을 의심할 정황은 있지만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며 살인 혐의는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박씨는 사고를 방지하지 않은 혐의만 적용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피고인이 고의적으로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상 고의적 범행이 아닐 여지를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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