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민주당, 국민의당에 내줄 협치 카드는

입력 2017.09.21. 17:42 댓글 0개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1일 본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찬성 160표로 가결되자 국정운영 제1조건으로 협치를 내걸었다.

특히 국민의당과 협치 강화를 다짐했다. 민주당(121석)과 자유한국당(107석), 바른정당(20석) 의원들이 당론에 따라 찬반투표를 했다고 가정한다면 국민의당(39석) 의원 과반수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 표결 직후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찾아가 "(김이수-김명수 인준이) 국민의당과의 협치에 관해 큰 숙제를 던져줬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당 의원들 중 (찬성 투표를) 한 사람도 있겠지만 국민의당이 많이 도와준 것으로 보이고, 국민의당 의원들에게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우 원내대표는 표결 전 국민의당을 '협력적 동반자 관계'로 지칭하면서 정책, 예산, 인사 등 각 분야에서 협치를 약속하기도 했다.

추미애 대표도 김 후보자 표결 이후로 보류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회동을 재차 추진하기로 했다. 전병헌 대통령 정무수석은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회동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여야정 국정 협의체도 본격화할 기세다.

개혁법안 입법, 예산안, 남은 인사 등 산적한 현안과 여소야대 구도를 고려할 때 민주당은 국민의당에 협치라는 러브콜을 던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협치를 다짐했지만 막상 뚜렷하게 제시할 카드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생각하는 협치에 차이점이 많다"며 "막상 내어 줄 수 있는 것도 별도 없어 서로 공감대를 찾을 때까지 불협화음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실제 국민의당은 민주당의 러브콜에 그간 불통을 지적한 뒤 '시스템에 의한 협치'를 주문했다. 민주당이 잘못된 길을 가면 대안을 내겠다고 각도 세웠다. 호남이라는 동일한 지지기반을 두고 양당이 경쟁하고 있어 차별화가 불가피하다.

김 원내대표는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 의원들의 많은 토론과 고뇌 끝에 이성이 감성을 누르고 이겼다고 생각한다"며 "감성적으로는 지난 4개월 동안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과 대화소통이 사라진 채 말로만 협치 강조하는 것에 심정적인 거부감이 있었다"고 쓴소리를 내놨다.

김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에게도 "이제 대화와 소통의 협치가 있어야 한다. 언제까지 야당과 현안마다 협조를 구하면 우리 우 원내대표가 오래 못 살 것"이라며 "우 원내대표를 위해서도 시스템에 의한 협치가 제도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안에 매몰돼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각종 개혁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에 우려가 많다"며 "빨리 협치를 시스템화해서 국정운영의 효율성, 신속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만약 문제해결에 좋은 방법을 정부여당이 제시하면 저희들은 전적으로 지원하지만, 만약 잘못된 길을 간다면 저희들은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좋은 대안을 제시해서 정부여당에서 채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 라고 했다.

ironn108@newsis.com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