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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마약 밀매 혐의 사실이면 내 아들 죽이라고 명령"

입력 2017.09.21. 15:54 댓글 0개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앞서 아들이 부패와 연루돼 있다면 사임할 것이라고 밝힌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발언 수위를 높였다.

21일 AFP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오후 마닐라 대통령궁 관계자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연설을 통해 "나의 명령은 만약 내게 마약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들을 죽여라, 그래서 사람들이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하라였다"며 "나는 아들에게 '나의 명령은 만약 네가 (마약 범죄로) 붙잡힌다면 사살하라는 것이다. 너를 죽이는 경찰은 내가 보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아들이자 다바오시 부시장인 파올로 두테르테는 중국으로부터의 마약 밀매 과정에서 뒤를 봐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필리핀 하원 조사에서 세관 브로커 마크 타구바는 파올로 부시장이 세관의 뇌물수수 행위에 연루돼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마약밀수를 위해 세관 직원에게 컨테이너 1개당 1만 페소(약 22만4800원)의 뇌물을 건냈고, 이 돈이 파올로 부시장이 이끄는 '다바오 그룹'에 들어갔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타구바는 더불어 마약밀수를 쉽게 하기 위해 파올로의 이름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자백했다.

파올로는 그의 처남 마나세스 카르피오와 함께 지난 7일 필리핀 상원 청문회에 참석, 자신을 둘러싼 모든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파올로의 혐의가 알려지자 "아들이 부패와 연루돼 있다면 사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AFP에 따르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경찰은 마약 퇴치 작전에서 3800명 이상을 사살했고, 수천명이 설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jae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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