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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여수 죽림1지구, 초등학교·원형산지는 어디로

입력 2020.09.20. 15:06 댓글 0개
환경법상 보존한다던 '원형산지' 희귀수목 채취 후 제거
4차선 대로변에 계획된 초등학교,산아래로 옮겨갈 처지
주변 공동주택 대부분 15층인데 이곳은 20층가능 '특혜'
전남개발공사가 택지개발을 위해 토목공사를 시작한 전남 여수시 죽림1지구 택지개발구역.

[여수=뉴시스]김석훈 기자 = 전남 여수시 죽림1지구 택지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개발구역 내 초등학교 부지와 원형 산지를 놓고 논란이다.

20일 여수시 등에 따르면 전남개발공사는 2021년까지 죽림1지구에 4155억 원을 들여 5776세대, 1만3864명이 거주하는 친환경 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공사는 2019년 하반기 사업 착공해 2021년 준공할 계획으로 토목공사를 본격화 하고 있다.

2020년 9월 현재 일부 토목공사 후 현장사무실 건물이 완공됐으며, 중간에 위치한 원형 산지의 수목을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서 죽림1지구 인근에 아파트 주민들은 초등학교 부지가 기존 위치에서 산 밑으로 옮겨가려 한다며 SNS 등을 통해 불만을 표출하거나, 여수시와 전남개발공사에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택지개발지구와 맞붙은 죽림양우내안애 아파트 주민들은 개발 초안에 아파트 바로 앞에 초등학교 입지가 위치해 이사를 왔는데, 인근 주민들과 아무런 상의 없이 갑자기 다른 곳으로 학교가 옮기는 것은 배경에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죽림초등학교와 도원초등학교가 이미 포화상태여서 멀리 떨어진 초등학교로 등교하는 실정을 감안하더도 애초 초등학교 설립위치에 당연히 학교가 들어서야 한다며 민원제기를 통한 단체 항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학부모는 "4차선 도로와 연계된 반듯한 학교 부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를 지을 경우 개발이익을 더 크게 취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냐"며 개발사의 저의를 의심하기도 했다.

여수시는 전화로 항의하는 민원인들에게 "시는 권한이 없어서 이래라저래라 말할 수 없으며 교육 당국과 전남개발공사가 협의해 처리할 일"이라고 답변해 무책임하다는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은 죽림1지구 한가운데 있는 '원형 산지'도 환경법상 보호 대상이며, 굳이 개발이 필요하다면 공원으로 조성되는 것이 맞는데 수목이 제거되고 절토되고 있는것에 대해 의아해 했다.

죽림1지구 원형 산지는 개발계획 초 환경영향평가에서 제거보다는 보존하는 쪽으로 협의가 이뤄진 바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보존우선이 고려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개발공사가 절토대상지로 지정해 토목공사에 들어가자 변경과정에 대한 의혹 제기가 뒤따르고 있다.

앞서 죽림1지구에 들어설 예정인 공동주택은 20층 규모로 확정돼 이미 15층 높이로 건축된 아파트와 형평성 시비도 일고 있다.

죽림부영아파트와 죽림양우내안애아파트 등 이미 수천세대 입주가 마무리 아파트들도 모두 15층으로 허가 났다.

2018년 9월 죽림1지구 택지개발계획 절차가 진행될 때 안심산에서 바라본 죽림1지구 전경.

또 건축 중인 현대힐스테이트 아파트도 세대수 변경 없는 20층으로 허가를 신청했으나 경관을 해치고 스카이라인에 문제가 생긴다는 사유로 15층으로 인가 났다.

반면 직선거리 100~500m도 채 되지 않는 죽림1지구는 20층을 지을 수 있는 것으로 협의돼 형평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전남개발공사 관계자는 "학교 부지는 교육청 요구에 따라 처음 계획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예정이며 원형 산지는 수목 제거 후 절토해 없애고, 대신 여명초등학교 앞산을 남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근 아파트 주민 A(39·여) 씨는 "여수시와 전남개발공사, 여수시교육지원창, 전남도교육청, 영산강유역환경관리청이 죽림1지구가 시민의 삶의질을 높이고 난개발이 되지 않도록 개뱔계획 초기부터 제대로 행정처리를 했는지와 각청의 역할과 책임을 다 했는지 여부를 정밀하게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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