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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호 선박 사고 희생자 합동영결식 춘천시장으로 거행
입력 2020.09.20. 13:22 댓글 0개[춘천=뉴시스]장경일 기자 =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영결식이 20일 오전 강원 춘천시청 앞에서 춘천시장으로 거행됐다.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합동영결식은 의암호 사고로 숨지거나 실종된 춘천시청 기간제 근로자 3명을 위해 마련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기간제 근로자 3명의 유가족들이 모두 참석했다.
장의의원장을 맡은 이재수 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가을 하늘을 가볍기만 한데 우리의 마음은 왜 이리도 무겁기만 한가. 억장이 무너진다. 지리한 장마와 때 없는 태풍이 지난 자리에 세 분의 영정을 모시고 말았다"며 "가족들께서 며칠전 실종자 수색활동에 진정으로 헌신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수색을 중단해도 된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 참으로 부끄러웠다. 가족들은 물론이고 많은 시민들께서 기도해주시고 성원해주셨는데 영정만 모시게 돼서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세분은 일자리는 달라도 사람과 자연의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하셨다. 선한 삶이기에 더더욱 안타깝다. 그 평소의 삶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자 반사적으로 행동하게 하였을 것이다"며 "수초섬 고박지원작업을 포기하고 철수하는 상황까지는 모두 안전하게 철수가 가능했다. 갑자기 수초섬 제작업체 보트가 위험구역으로 들어가자 경찰선이 보호를 위해 접근하던 중 전복됐다. 그 모습을 본 환경감시선도 뱃머리를 돌려 구조하러 가던 중 또 전돼 급류에 휩쓸렸다. 그 매서운 물살을 뚫고 누가 감히 구조에 나설 수 있을까. 행정선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되신 분께서 당시를 증언해주셨다. '우리가 급류에 휩쓸린 사람을 두고 어떻게 갑니까' 기간제근로자 다섯 분도 같은 마음이셨을 거다"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후 이 시장은 추모사를 마치며 시청에 사고로 희생된 기간제 근로자들을 위한 기념식수를 하겠다고 밝힘과 동시에 시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안으로 유가족들을 위로하겠다고 전했다.
또 기간제 근로자들의 근무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시민 안전망을 새롭게 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유가족들의 고별사도 이어졌다.
의암호 사고로 숨진 기간제 근로자 故 이옥균(69)씨의 유가족 대표는 고별사를 통해 "넉넉지 못한 살림에도 잘 가르치시고 저희들에겐 끝내 꿋꿋해 보이려하셨던 아버지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사고 이후 멍하니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보며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한 후회로 가슴 한 곳이 찢어지는 통증을 느꼈다"며 "며칠 후면 추석이다. 가족들과 도란도란 함께했던 기억에 벌써부터 눈물이 앞을 가린다. 우리는 이제 어디에서 아버지를 찾아야 하나? 상상해보지도 꿈꿔보지도 못한 지금 마주한 현실이 사실이 맞는건가? 꿈이라면 얼른 깨고 싶다"며 고인이 된 아버지를 그렸다.
故 황용국(57)씨의 유가족 대표도 "16일 동안 물속에 계시는 동안 이 못난 자식이 아버지가 아버지임을 못 알아볼 정도로 힘겨웠을 것을 생각하니 아직도 가슴이 아프고 통탄스러울 따름이다"며 "평소 바닷가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구하러
바다에 뛰어든 아버지다운 행동이셨지만 남은 가족들은 아버지가 처참하게 돌아가신 모습을 잊지 않을 것이다. 희생정신과 정의로움, 따스한 동료애와 의로움을 잊지 않을 것이다.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그동안 가족들을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하셨던 삶의 무게를 다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시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故 권석도(57)씨의 유가족 대표는 "아버지께 편지를 하는데 어떤 말로 아버지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을지, 어떤 말이어야 주셨던 사랑을 그릴 수 있을지 몰라 며칠을 망설였다. 그러다 세상 어디에서도 없던 사랑이라 표현할 수 없던거구나를 깨달았을 땐 아버지를 만난 것은 기적이었음을 알게 됐다"며 "이생을 서둘러 다녀가실 거라 늘 최선을 다해 주변을 돌보신 것인지, 일찍 가시는 것이 아쉬워 모든 걸 주셨으면서도 가시고기처럼 결국 목숨까지 던져주고 가신 것인지, 함께했던 시간이 너무 짧고 통 아프게 이별하게 되었음에도 마지막까지 저희가 더 성숙하고 바르게 서도록 가르쳐주심이 감사하다. 마지막까지 보여주셨던 숭고하고 귀한 희생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더욱 반듯하게 자라겠다. 아버지께서 세상을 아끼고 사랑하신 것처럼 저희도 더 큰 그릇이 되어 세상을 담고 살펴가려한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이후 영결식에서는 故 이옥균씨의 친구가 바치는 색소폰 연주에 이어 유가족들과 이재수 시장 등 춘천시 관계자 등 내외빈의 헌화와 분향이 진행됐다.
한편, 지난달 6일 오전 11시30분께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인공 수초섬 고정 작업을 하던 민간업체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급류로 인해 전복됐다.
이 사고로 시청 공무원, 경찰, 민간업체 관계자, 시청 기간제 근로자 등 6명이 실종돼 5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1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jgi1988@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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