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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 활기 다행이지만 대목 없어 우울"
입력 2020.09.19. 16:02 수정 2020.09.19. 16:02 댓글 0개많은 도움으로 상당수 복구
구례 약용·친환경 작물 저조
코로나로 관광객도 없어 부진
"아침부터 상인들 얼굴만 살피며 돌아다녔습니다. 다행히 웃는 얼굴로 수해 이야기도 하며 활기를 되찾아 안심입니다."
이을재(71) 구례읍 5일장 상인회장은 "물이 빠진 뒤 처참했던 시장을 보며 망연자실 했는데, 40일 만에 깔끔하게 단장하고 다시 개장하니 기쁘다"며 "찾아오셔서 위로해주신 문재인 대통령과 장관들께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무엇보다 전국에서 구례를 찾아 쓰레기 치워주고 물건 씻어주신 수많은 군인들과 자원봉사자들께도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자원봉사해주신 분 덕분에 오늘 우리가 웃으며 장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5일장이 다시 개장되는 18일 새벽부터 나와 방송으로 "힘내자"는 방송을 하며 상인들을 격려했다.
이 회장은 시장이 활기를 띈 모습이 기쁘면서도 추석 대목 장이 저조한 것에 마음 아파했다.
이 회장은 "사람들이 많이 와서 북적이는 모습이 보기 좋고 그나마 다행이지만 못내 아쉽다"며 "지난해 추석 대목 때는 가만히 서 있어도 밀려 나갈 만큼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 오늘은 그 때에 비해 30% 정도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상당수의 상인들이 보상을 받지 못해 물건을 들이지 못해 장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보상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곳 시장 상인들 중 수해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구례읍 전체에서 단 3명만 가입했을 정도로 수해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수해 피해가 상쇄되기 위해서는 물건을 많이 팔아야 하지만 지역민들이 팔아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때문에 추석에는 외지에 있던 자녀들도 오지 못하고, 관광객도 발길이 뜸하다. 무엇보다 팔 수 있는 물건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이 회장은 "지금 팔고 있는 일바지나 신발, 생선, 낫, 호미 같은 대부분의 상품은 관광객·외지인들이 사는 도시에 더 좋은 물건들이 있는데 사겠느냐"며 "지리산을 찾은 관광객들은 구례의 약초와 친환경 농산물을 많이 사가는데, 수해 때문에 팔 물건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 달 수해로 구례에서 많이 생산하는 오이와 토란, 호박 밭도 다 물에 잠겨 쑥대밭이 됐다.
이 회장은 "구례가 물 피해 입은 줄은 알지만, 장이 다시 서는 줄 모르는 분들이 많다"며 "추석까지 두 번의 장이 남았다. 피해를 안 주는 범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면 기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례=오인석기자 gunguck@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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