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인생을 소풍가는 마음으로 살아야

입력 2017.09.21. 11:45 수정 2017.09.21. 18:51 댓글 0개
정석주 경제인의창 그린장례식장 대표

삶을 소풍처럼 살다가 죽음을 하늘로 돌아감으로 여겼던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나, ‘천지란 만물이 잠시 머무는 여관이요, 세월이란 늘 있는 길손이다.’라고 한 이백의 시를 생각하면 우리네 삶은 날마다 소풍인 셈이다. 소풍나온 삶임을 잠시 잊고 살 뿐인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초등학교 시절 경험한 밤 잠을 설치게 했던 소풍처럼 삶을 영위하는 것이 진정한 정신적 안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그만 여유를 가진다면 하루하루가 모두 즐거운 소풍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여유 있는 사람의 소풍은 늘 바쁜 사람의 소풍에 비해 그 떨림이 반감될 수도 있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는 삶을 영위하면서 가끔 떠나보는 소풍은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잠을 못 이루게 하기도 하면서 소풍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느끼게 되고 인생에 또 다른 즐거움으로 남겨지게 될 것이다. 인생 또한 자연과 같은 것 아니겠는가? 태풍도 맞고 눈도 맞고 비도 맞으면서도 언젠가는 쨍하고 해 뜰 날을 기대하며 사는 것이 누구나의 삶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먼 곳에 있는 것은 동경하면서도 가까이 있는 것은 좋은 줄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처음 보는 것은 모두가 신기하고 아름답게 보이지만 날마다 보는 것은 예쁜 것도 예쁘게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며 무심한 듯 살아가고 있다. 잘 모르는 것에는 관심을 보이지만 잘 아는 것에는 마음을 주지 않는 것이 우리네 삶의 단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 자신의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소중한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사랑해야 하는데도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먼 곳으로 꽃을 찾으러 간다면서 발밑의 꽃을 밟고 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닌가 생각한다.

삶을 영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바로 자신이 만나고 있는 사람이며, 가장 값진 일은 지금 바로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과 선을 베푸는 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다른 사람과 같은 조건에 있을 때는 그다지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이라도 낫다고 생각될 때 비로소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처럼 남과 비교하며 행복을 추구하다 보니 만족이란 걸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만하면 행복한가 싶으면 다른 조건이 추가로 생겨나고, 그것이 충족되면 또 다른 조건이 생겨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행복은 잠시뿐이고 불만족스러움이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재물과 명예, 사랑, 권력 등 좋아 보이는 것은 다 움켜쥐려고 한다. 인생의 불만족스러움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놔줘야 할 것들을 제때 놔주지 못해서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미워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것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감정을 소진시키게 되는지 알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누구에게 해가 되는지도 깨닫게 된다. 원망하고 화내는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아깝기 그지없는 시간들임을 깨닫고 마침내 후회하게 된다. 시간 낭비하고, 마음 상하게 되고, 관계는 더욱 악화될 뿐이다. 놔줘야 할 것들을 마음에서 비워냄으로서 비로소 상대를 배려하고 싶은 마음이 자라날 공간이 생기는 법이다.

아무리 학식이 높고 교양이 넘친다 하더라도 욕심을 누르지 못하면 아름답지 못하게 된다. 아무리 재산이 많고 명예가 높다 하더라도 욕심을 버리지 못하면 추하게 보이는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자꾸 없는 것만 탓하고 있는데, 찬찬히 돌아보면 우리가 가진 것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인간이 이 우주에 소풍나온 출발점은 우주 탄생의 역사에 비추어 보면 찰나에 불과한 것이라 한다. 우주 탄생 이후 지금까지 역사를 1년으로 잡는다면 빅뱅이 1월 1일, 은하의 탄생은 4월 1일, 태양계의 형성은 9월 9일에 일어난 셈이 되고 이후 12월19일에 최초의 어류가 탄생하였고 12월28일에 공룡이 절멸하였으며 인류의 역사는 12월31일 밤 22시30분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1년의 세월 중 불과 1시간30분간을 인류가 우주에 존재해 온 것이라고 하니 어찌 인간만이 이 우주의 주인인 것처럼 살아가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그야말로 찰나에 불과한 인간들의 삶이라는 것은 1년 중 220여일의 일상생활 중에 하루, 이틀 외출하는 소풍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의 틀을 깨고 소풍을 간다는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내고 희망을 만들어 주는 인생 소풍길을 만들어 나간다면 밝고 아름다운 미래가 확실하게 열리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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