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기고> 가을이다

입력 2020.09.16. 09:07 수정 2020.09.16. 20:02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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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호 전남도 건설교통국장

가을이 왔다. 아침저녁으론 제법 쌀쌀하다. 한 낮은 아직 뜨겁다. 성숙을 위한 마무리를 해야 한다. 들판이 누렇게 변해가고 하늘은 높아가며 잠자리와 새털구름이 날고 코스모스가 한들거리기 시작한다. 8월초부터 집중호우와 태풍피해를 연이어 입었으면서도 자연의 일은 이렇게 늘 거짓이 없다.

가을은 풍요의 계절이다. 농군은 풍년, 어부는 만선, 상인은 이익 그리고 우리는 싸고 질 좋은 것을 고를 수 있어야 하는데 올해는 소출부터 큰 기대를 할 수 없게 됐다. 이삭이 필 즈음에 비바람을 세게 맞은 나락이 누워만 있고 감과 사과는 꼭지가 거의 빠진 채 가지만 남아버렸다. 봉지를 쓴 배조차 바람이 무거웠던지 '낙과'라는 이름을 달고 말았다.

그래도 버틸만하다. 진짜 힘든 건 올 초에 불쑥 나타난 코로나19다. 진달래 피고 떠난 듯하더니, 땡볕에 다시 증폭하며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사람들의 활동이 줄어드니 하루하루 벌어야 하는 자영업은 특히 어렵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순 없다. 부족은 나누며 백신과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는 '마스크 쓰기, 물만 보면 손 씻기, 2미터이상 거리두기, 목이 마르지 않게 따뜻한 물 자주 마시기'를 생활화하면서 대응능력을 키울 수밖에 없다.

한 여름 코로나바이러스는 비대면을 전국적으로 강화하면서 진정됐지만, 추석연휴 대이동을 맞이하며 다시 염려되고 있다. 그 대책을 위해 벌초대행, 인터넷성묘, 귀성열차표 절반판매, 명절기간 고속도로통행료 면제취소 등이 나왔다. 각자 조용히 보내자며 부모형제를 만나는 정까지도 잠시 미루자고 한다. 모두를 위해 '선공후사'를 선택하자는 말이다.

그런데도 이를 인정하려하지 않는 다른 목소리가 많다.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라고 하는가하면 또 다른 이슈를 만들고 있다. 마치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라도 된 듯이 자기 생각과 주장이 옳다고만 한다. 무조건인지, 흠집 내기인지, 특권인지 본질마저 혼란스럽다. 그 끝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바르게 잡아질 거라는 믿음은 있다. 국민의 위임을 받은 대표 권력들이 '정치는 세상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라는 정자정야(政者正也)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절대치를 줄일 수는 없을까? 대화와 타협으로 가는 소통과 경청의 문을 넓히면 된다. 그러려면 먼저 검색어 순위에 오른 말들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들여다봐야한다. 그 원인이 특정주장과 규정에 매몰되며 약속을 저버린 결과는 아닌지, 공정하고 균형 있게, 일관되고 분명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잘못을 바로 잡고 근본대책을 세울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두드리라 했다. 늦지 않게 해야만 반대논리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면서 다수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예부터 '유치인 무치법(有治人 無治法)' 세상은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지 법이 아니라고 했다.

가을이 오면 한 해가 얼마 남지 않는다. 수확도 잠시, 만상이 쉬어갈 채비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일은 멈추어지지 않는다. 수해로 터전을 잃은 주민에게 계획된 주거시설을 제공하고 통제된 도로를 우선 개통시킨다. 공사 중인 구간은 임시개통을 선보이고 현장의 인건비, 유류·장비·자재대와 식비가 지급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생계민원까지 예방하고 해결한다. 그리고 올 예산이 내년으로 이월되지 않도록 집행상황을 확인하고 부족한 기반시설을 국가계획에 반영하면서 내년도 국고예산까지 지켜내야 한다.

보름달 밝은 고향 길도 있다. 시악바우를 뒤로 월출산이 수중화가 되고 발매기와 사장나무가 큰 그림이 되는 곳이다. 그 아래 버들내에서 올린 붕어, 피리, 빠가사리에 고추와 마늘을 갈아 넣고 통이 큰 무시와 호박을 썰어 올린 물천어탕이 보글거리며 얼큰해진다. 명품 수래정에서 키 큰 소나무와 회화나무에 실린 추억을 회상하며 내일을 그리는 소리가 난다. 그래서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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