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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美동포들에 직접 만든 간장게장·깍두기 점심 대접

입력 2017.09.21. 09:50 댓글 0개
현지 동포들 향수 달래려 음식 만들어 공수

【뉴욕(미국)·서울=뉴시스】 김태규 장윤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뉴욕 순방에 동행중인 김정숙 여사가 20일(현지시간) 현지 동포들에게 고국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곰탕을 점심으로 대접해 관심을 모았다. 반찬으로는 김 여사가 직접 만든 간장게장과 깍두기가 나왔다.

간장게장과 깍두기는 김 여사가 직접 국내산 식재료를 골라 청와대에서 손수 만들었고 대통령 전용기 편으로 뉴욕까지 공수했다. 간장게장을 만든 이유는 간장게장이 외국에 살면 가장 그리워하는 한국 음식이자 현지에서 접하기 힘든 음식이기 때문이다.

김 여사는 이날 한인타운 플러싱 지역의 뉴욕한인봉사센터(KCS) 한인경로회관을 방문해 300여 명의 노인들에게 곰탕을 대접하며 고국의 맛과 정을 나눴다. 이 센터의 김광석 회장은 식탁에 차려진 곰탕과 곁들여진 김치, 깍두기, 간장게장을 '김정숙 여사의 특별한 점심'이라고 소개했다. 곰탕은 보관과 분량 문제로 교민식당에서 주문해왔다.

김 여사는 통통한 새우를 넣은 간장게장과 새빨갛게 익은 김치를 정돈하면서 "빈손으로 그냥 오기보다 청와대에서 김치를 해가지고 왔다. 뉴욕의 무는 쓰다고 해서, 단맛 나는 한국 무로 깍두기를 담가왔다"며 "조금이라도 푸짐했으면 해서 게장에 새우를 넣어서 많이 해 가지고 왔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김 여사는 인사말에서 "두 눈에 가득한 애틋함으로 조국이 잘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오신 어르신들이 눈에 어른거려 워싱턴에서도 시니어센터를 먼저 찾고, 뉴욕에서도 여기 플러싱의 어르신들부터 뵙고 싶었다"며 "자식 때문에 이역만리 말도 안 통하는 곳에 이민 오셔서 한국인 특유의 근면과 성실로 설움과 눈물을 극복하고 살아오신 애환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이어 동포들과 눈을 맞추며 "각자가 기억하는 한국의 모습은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슬레이트 지붕에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즐겁거나 서글프기도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컬러 TV 앞에 둘러앉아 잘사는 조국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옹기종기 모여 앉아 레슬링 시합을 응원하기도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지금은 번화가가 된 강남을 끝 간 데 없이 이어지는 논밭으로만 기억하기도 할 것"이라며 "이렇듯 세월이 변하고, 한국이 변해도 조국의 안위를 걱정해주는 어르신들의 마음은 변함없이 한결 같아 늘 고맙다"고 격려했다.

김 여사는 또 "전문직, 선출직으로 진출하는 등 미국 사회 내 한국 교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여망을 대한민국 정부가 계속 지원하겠다"면서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한국과 교민사회의 발전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 여사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국제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주관하는 세계시민상을 받은 배경을 소개하면서 "이 상은 지난 겨울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를 외친 우리 국민들을 대표하여 받은 상"이라며 "세계가 한국의 평화적 정권교체와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존경을 표하면서 '대한민국은 최고의 나라'라고 선망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며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 여사가 방문한 플러싱은 1960년대부터 뉴욕으로 온 이민 1세대들이 모여 한인타운으로 자리 잡은 곳이다. 뉴욕 최대의 한인 밀집지역이자 뉴욕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1973년 미 동부 최초 한인사회 전문복지기관으로 문을 열었으며 뉴욕 동포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2002년부터 뉴욕 노인들에게 매일 아침과 점심 식사를 제공하고 영어와 미술, 음악, 댄스 등 취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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