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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슈퍼박테리아 치료약 개발 너무 느려"

입력 2017.09.20. 15:51 댓글 0개

【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기존의 모든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세균(슈퍼버그 또는 슈퍼 박테리아)을 막을 약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결핵과 같은 일상적인 질병에도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www.who.int)에 발표한 '임상 개발 중에 있는 항세균제(ANTIBACTERIAL AGENTS IN CLINICAL DEVELOPMENT)'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세균을 대처할 신약 개발 속도가 느려 항생제가 점점 고갈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WHO에서는 지난 2월 신항생제 개발이 시급한 최우선적 병원균(Priority pathogens) 12종을 발표한 바 있다. 12종에는 면역체계를 무너뜨리는 아시네토박터균(Acinetobacter baumannii)을 비롯해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장내세균속균종(Enterobacteriaceae) 등이 포함돼있다. WHO는 12종 중 위 3종을 '위급(critical)' 항생제 개발 순위로 지정하고, 6종을 '높은 단계(high)' 순위와 3종을 '중간단계(medium)'순위로 구분했다.

이에 따라 최우선적 병원균을 없앨 33개의 항생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WHO는 "현재 임상 시험 중에 있는 대부분의 약은 기존 항생제에서 변형된 것으로서 단기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며 "내성이 생긴 균들은 신항생제를 개발해도 새롭게 저항력이 생기고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저항력이 생겨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5만 명이 사망하는 결핵을 포함해 인류 건강에 거대한 위협으로 제기되는 감염들을 대처할 잠재적인 치료법이 거의 없다"고 경고했다.

WHO는 또 "다제내성 결핵(Multi-drug-resistant tuberculosis)이나 폐렴, 요로 감염증과 같은 흔한 감염을 일으키는 최우선적 병원균들은 이미 기존의 항생제들에 대해 저항력이 생겼고 새로운 치료약을 급하게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CNN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의 역학자인 빌 헤너지 교수는 "지금 개발 중인 신약들의 수가 상당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빌 교수는 "(개발된) 약이 인간한테 적용되기까지는 3번의 시험 단계를 거쳐야 한다"며 "진행돼는 약 중 (시험을) 통과해서 인간에게 적용될 확률은 정작 14%밖에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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