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파킨슨병 원인은 운동신경 억제 아닌 흥분 때문"···기존 학설 뒤집어

입력 2017.09.20. 15:46 댓글 0개

【대전=뉴시스】 이시우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그동안 알려진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을 뒤집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한국연구재단은 KAIST 생명과학과 김대수 교수 연구팀이 파킨슨병의 운동 이상은 기저핵 신호물질이 운동 신경을 억제하기 때문이 아니라 흥분시켜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연구결과를 도출했다고 20일 밝혀다.

파킨슨병은 뇌 속에서 도파민 신경이 괴사하면서 근육 긴장이나 도보 이상 등 다양한 운동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그동안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은 환자의 뇌에서 분비되는 기저핵 억제성 신호물질이 뇌의 운동신경을 억제해 운동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이라는 이론이 통용돼 왔다.

기저핵은 운동을 조절하는 뇌구조체로, 억제성 신호물질인 가바(GABA)를 분비하는데 뇌 속에서 도파민이 없어지면 기저핵은 억제성 신호물질인 가바를 더욱 많이 분비하게 되고 결국 운동 신경을 억제해 운동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30여 년 동안 정설로 자리잡아 왔지만 파킨슨 환자의 복잡한 증상을 설명하고 치료하는데 한계가 있고 확실한 치료방법은 찾지 못했다.

김대수 교수 연구팀은 기존 이론과 정반대의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생쥐 뇌의 기저핵 신경을 빛으로 자극해서 파킨슨병 환자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한 뒤 관찰했다.

그 결과 기저핵의 억제성 신호를 받은 시상핵 신경들이 일시적으로 억제되는 것처럼 보이다가, 억제된 신경이 되돌아 가기 위한 반발성 흥분 상태가 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반발성 흥분을 억제했을 때 파킨슨 증상을 보이던 생쥐가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반발성 흥분 상태를 약물이나 빛으로 억제할 경우 파킨슨병 증상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대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반발성 흥분을 조절함으로써 파킨슨병 증상을 억제할 수 있는 기작이 규명됐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도파민 세포가 이미 사라져 회복이 어려운 파킨슨병 환자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거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뉴런(Neuron)' 8월 30일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Inhibitory Basal Ganglia Inputs Induce Excitatory Motor Signals in the Thalamus'이다.

issue@newsis.com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