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가 빚은 무대를 만난다
입력 2017.09.19. 15:47 수정 2017.09.19. 18:21 댓글 0개오는 22일~11월4일 ACC 일원
음악·오페라·전자음악 등 다채로운 장르
가장 활발하게 공연하는 작품 초청·제작
셰익스피어 원작에 中 곤곡·韓 판소리 엮은
전통 장르·동서양 결합한 실험무대
무대는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그들의 도전은 관객들의 환호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때로는 냉혹한 외면에 스러져가기도 한다.
동시대에서는 공감을 얻지 못했지만 수십년, 수백년이 흘러 그 진가를 재평가받기도 한다.
이 때문에 동시대 예술(컨템포러리 아트)은 창조적 혹은 실험정신으로 무장한채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간다.
지금, 이 시대가 빚어내는 동시대 공연예술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축제가 펼쳐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sia Culture Center·ACC)은 오는 22일부터 11월14일까지 ‘ACC 동시대 공연예술 페스티벌 (ACAF: ACC Contemporary Arts Festival)을 진행한다.
이 행사는 음악, 연극, 오페라, 전자음악, 국악 등 다채로운 장르의 이 시대 가장 활발하게 공연하고 있는 작품들을 초청, 제작해 선보이는 자리다. 아시아 또는 전 세계의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을 차례로 선보일 페스티벌을 살펴본다.
◆아시아를 위한 심포니…22~24일
아시아를 주제로 전 세계 작곡가와 음악가에게 공모 위촉한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이는 국제음악축제다.
‘제2회 ACC 국제 작곡콩쿠르’가 22일 오후 4시 아틀리에1에서 열린다. 공모를 통한 예선 통과자들의 본선 심사를 위한 콩쿠르 결선 무대로 클래시칸 앙상블이 연주를 맡는다.
‘중앙아시아 스토리 오케스트라 연주’가 오후 7시 예술극장 극장1에서 마련된다.
아시아문화원이 아시아 스토리 커뮤니티 구축사업을 통해 선정한 아시아 100대 스토리를 기반으로 작곡 위촉, 이야기의 영상과 나레이션이 함께하는 연주다. 박지용의 지휘로 아시안클래시컬플레이어즈 오케스트라가 무대를 꾸민다.
이어 국제현대음악협회 한국지부의 ‘범음악제’ 연계행사가 참여한다.
어린이창작음악프로그램‘어린이 오퍼스1:내가 만드는 첫번째 음악’이 23일 오후1시 예술극장 극장3에서 열리며, ‘범음악제 실내악 연주’가 23일 오후 4시 예술극장 극장1에서 차례로 마련된다.
파라과이 젊은이들이 물과 관련된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악기로 구성된 ‘파라과이 재활용 악기 오케스트라’(H2O Sonidos de la Tierra)의 연주회가 23일 오후 2시 예술극장 극장1에서 열린다.
또 아시아문화원의 필름앤비디오 아카이브 작품들 중 다큐멘터리, 실험영화를 기반으로 한 작곡 위촉한 작품들을 영화 영상과 함께하는 초연하는 ‘아시아 실험영화와 현대음악’이 앙상블 오케스트랄 콩탕포렝이 참여한 가운데 23일 오후 9시 예술극장 극장1에서 마련된다.
이밖에 지역 아마추어 유소년 합창단과 함께 위촉곡 16작품을 선보이는 ‘소년소녀 창작 합창’이 24일 오후 3시 예술극장 극장1에서 열린다.
◆우스터그룹 ‘B-Side’…23~24일
세계적 명성을 지닌 43년 전통의 뉴욕 실험극장, 우스터그룹(The Wooster Group)이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지난 1975년 창단된 우스터그룹은 연극, 음악, 미디어 분야의 작업을 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연합그룹이다.
국내 첫 내한공연이 될 이번 무대에서는 그들의 최신작인 ‘B-side’를 선보인다.
음반을 소개하며 그 시대를 이야기는 방식으로 뮤지컬이나 연극으로 규정짓기 어려운 장르다.
공연은 1964년 발매된 ‘텍사스 주립 교도소에서의 흑인 민속’이라는 음반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민속학자인 부루스 잭슨이 녹음한 것으로 텍사스의 농업 교도소 중 하나에서 흑인 수감자들의 그룹이 부르는 흑인 영가, 작업가, 설교, 블루스 음악 등이 담겨있다. 배우 에릭 베리맨은 이 앨범을 탐색하면서 과거의 목소리들을 전자 기기들이 가득한 극장 공간으로 옮겨왔다. 그는 제스퍼 맥그루더와 필립 무어와 함께 작업하면서 음악과 관념을 작품으로 만드는 작업을 통해 우스터 그룹 고유의 공연으로 만들었다. 공연은 23일 오후 7시, 24일 오후 5시 예술극장 극장2에서 두 차례 열린다.
이에 앞서 오는 16일 오전 11시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연습실 다목적실에서 우스터그룹 창립자인 엘리자베스 르콩트와 이번 ‘B-side’의 연출을 맡은 케이트 볼크의 강연도 마련된다.
◆오페라 ‘마술피리’…10월20일~22일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10월20일~22일 예술극장 극장1에서 선보일 이번 작품은 다국적 제작진이 IT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방식으로 제작한 오페라다.
베를린의 3대 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 코미셰오퍼베를린을 기반으로 호주 출신 연출가이자 코미셰오퍼의 새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극장장 배리 코스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영상·연출팀 ‘1927’ 등이 참여했다.
일반적인 공연과 달리 무대 세트가 없이 오로지 영상과 연기만으로 이뤄진다.
공연은 10월 20일 오후 7시30분, 21일 오후 4시, 22일 오후 3시에 각각 열린다.
티켓은 3만~12만원.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10월23~28일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는 이번 페스티벌의 4번째 행사로 참여한다.
지난 1994년 시작된 이 행사가 서울을 벗어나 지방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전자음악협회에서 주최하는 국제 규모의 컴퓨터 음악 축제이자 아시아에서 최초로 기획된 컴퓨터 음악제다.
전 세계 컴퓨터 음악의 주요한 흐름을 파악하고 주도하는 음악제 가운데 하나다.
올해는 북유럽의 대표적 전자악기 음악 연구소중 하나인 EMS를 초청해 한국과 북유럽 작품을 연주할 예정이다.
또 각 국가의 다양한 음악과 센서테크놀로지, 최첨단 IT기술이 결합해 독특하고도 차별화된 연주를 선사한다.
6일 동안 예술극장 극장2, 아틀리에1 등지에서 모두 10여차례의 콘서트가 마련된다.티켓은 콘서트당 1만원.
◆전통음악과 셰익스피어의 만남…11월3~4일
한국과 중국의 전통음악과 영국의 작가 셰익스피어가 하나로 빚어진다.
페스티벌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공연은 곤곡 ‘아이, 햄릿’과 판소리 ‘오셀로’다.
두 작품 모두 ACC가 올 상반기부터 이어온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연계선상에 있다.
ACC는 지난 4월 광주시립극단과 ‘맥베스 411’을, 광주시립발레단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각 공동제작해 선보였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작들은 중국과 한국의 전통예술인 곤곡(崑曲)과 판소리로 재탄생시킨 특별한 무대를 선사한다.
중국의 곤곡은 창, 연기, 춤, 무술로 이뤄진 종합예술극으로 중국의 첫번째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이기도 하다.
한국의 판소리 역시 소리꾼이 고수의 장단에 맞춰 사설과 소리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모노극이다.
공연은 모두 11월3~4일 각각 두차례 선보이게 된다. 이윤주기자 storyboar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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