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 김치 고급화전략이 살길

입력 2017.09.18. 17:07 수정 2017.09.19. 11:02 댓글 0개
중국산 저가김치 점령하고 김치소비 줄어 ‘이중고’
지역 생산 우수재료 활용 명품김치 차별화 나서야

현재 광주지역 김치 생산업체는 모두 16곳(신규업체 1곳 포함)이다.

신규업체를 제외한 15개 업체에서 연간 생산하는 김치는 5천200톤이다. 매출액으로는 160억원이다.

전국 김치생산업체는 799곳, 생산량은 49만3천여톤(매출액 1조271억원)이다.

김치종주도시를 자부하는 광주 김치가공업체 대다수는 1일 최대 생산량이 100㎏에서 5t 미만의 소규모 업체다. 소규모 영세업체인데다 국내시장 점유율도 1.05%에 불과하다.

전국에서 가장많은 379개 업체에서 3만여톤(매출액 1천82억원)의 김치를 생산하고 있는 전남과도 비교된다.

한·중 FTA 타결로 중국산 저가 김치가 몰려오고 있는데다 국내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어 김치생산량이나 수출로는 애초부터 경쟁이 될 수 없는 구조다.

중국산 김치가격은 1㎏당 400원대에 수입되고 있지만 광주김치는 기능성 명품을 표방하며 ㎏당 5~6천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비싼 수제김치는 1만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값싼 중국산 재료 등으로 대량으로 생산돼 ㎏당 3천~4천원대에 팔리는 국내 대기업 김치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

광주시는 2014년 18톤 1억5천여만원, 2015년 25톤 2억2천여만원, 지난래에는 12톤 6천300여만원 어치를 수출했다.

그나마 지난해 광주 김치 수출량 12톤 가운데 11톤을 차지했던 중국시장이 사드 여파로 올해는 아예 수출길이 막혔다.

여기다 김치소비가 해마다 줄고 있는 것도 광주 김치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가 발간한 ‘2015년도 김치 산업동향’을 보면 지난해 가정에서 1인당 연간 김치 소비량은 평균 25.3㎏이었다.

하루 평균 62.9g꼴이다.2010년(71.4g·보건복지부 집계) 이후 5년 사이 11%가 감소했다. ‘집밥’ 대신 외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김치 소비량이 줄어든 것이다.

그나마 소비되는 김치도 대부분 수입산 차지다. 김치 수입규모는 지난 2014년 21만2천여톤 1천99억여원에서 2015년 22만4천여톤 1천281억원, 지난해에는 25만3천여톤 1천409억여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중 99% 이상이 중국산이다.

김치를 담궈 먹기보다 사먹는 사람이 늘고 중국산 저가 김치가 식당 등 국내 시장을 장악하면서 광주 김치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김치 종주도시’를 자부하는 광주 김치산업이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광주시는 올해부터 김치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구성, 김치축제를 봄 가을 계절축제로 4회 확대해 개최하고 있다.

‘추석맞이 김치와 발효음식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광주김치타운 일원에서 열린 제24회 광주세계김치축제 둘째마당에 전국에서 1만여명이 몰려들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직접 김치를 담궈먹는 남도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500여개에 달하는 반찬가게 활성화를 통한 명품김치로의 차별화 전략도 추진중이다.

현재 광주지역에는 495곳의 반찬가게에서 수제김치가 생산중이다.

김치에 사용되는 배추나 고춧가루 등 원·부재료를 모두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리 농산물을 쓰다보니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수제김치로 하루 생산량이 한정돼 있음에도 학교급식이나 단체 급식 등으로 주문량이 포화상태로 오히려 공급량이 딸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지역은 예로부터 전통 음식을 이어가는 명가와 기능보유자가 많아 김치업체를 통한 상품김치보다 반찬가게를 등을 통한 수제김치가 주로 생산, 소비되고 있으며 이는 관내 김치 판매량을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지역내 김치생산업체 모두가 HACCP(해썹) 인증을 받아 학교 급식 납품 등을 통해 해마다 생산량이 100여톤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500원에 수출이 성사되느냐 안되느냐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 고급 명품김치로 납품단가를 맞출 수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량이나 생산량을 가지고 광주김치산업을 평가해서는 곤란한 점이 있다”며 “단순한 외형적인 평가보단 김치축제를 통한 남도의 김장문화 알리기 등 유무형적인 효과와 가치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1994년 시작된 김치축제에 해마다 15억원을 비롯, 지금까지 김치관련 예산으로만 1천3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김대우기자 ksh4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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