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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비호가 보수인가"···김원웅 광복회장 기념사 뜯어보니
입력 2020.08.15. 22:56 댓글 0개"이승만, 반민특위 폭력적 해체하고 친일파 결탁"
"화폐 속 인물에 독립운동가 없는 나라는 한국 뿐"
"애국가 작곡 안익태 친일·친나치 자료 독일서 받아"
"현충원 명당에 독립군 토벌 앞장선 자 묻혀 있어"
"친일 미청산은 한국 기저질환…청산은 국민 명령"
"친일 비호하며 보수? 이완용을 보수라고 하는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김원웅 광복회 회장이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선생 등을 직접 거론하며 "친일 청산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여당에서는 친일 잔재를 제대로 청산해야 한다며 환영한 반면 야권에서는 '반일(反日) 장사' '진영 논리'라고 맹비난했다. 제주도에서는 원희룡 지사가 "동의할 수 없다" "편가르기"라고 반발하면서 기념식이 파행되는 소동도 벌어졌다.
특히 김 회장이 국립묘지에 안치된 친일·반민족 인사의 묘를 이전하는 이른바 '파묘(破墓)'를 주장하면서 한동안 정치권에서 '파묘법' 추진을 놓고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이날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일제 패망 후 미군정을 거쳐 한국 정부가 수립됐고, 가슴 아픈 일이 전개됐다.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다"며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국가든 화폐 속 인물은 국가 정통성의 상징이다. 미국의 조지 워싱턴, 프랑스의 드골, 인도의 간디, 베트남의 호찌민은 그 나라의 화폐 속에 있는 독립 운동가들"이라며 "전 세계에서 화폐의 인물에 독립운동가가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 역시 '민족 반역자'라고 지칭하며, 최근 광복회가 독일 정부에서 안익태의 친일·친(親)나치 관련 자료를 받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어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 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다. 민족 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국회에서 외교·통일정책을 총괄하는 통일외교통상위원장으로 일본 정치인을 만난 일화를 소개하면서 '파묘' 논란에도 불을 붙였다.
그는 "일본 정치인을 만나 '독일처럼 진심으로 과거청산을 하라' '전범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에 일본 정치인은 '서울에 있는 국립현충원에는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전범, 그 전범의 졸개들이 묻혀 있더라. 당신들은 왜 그곳을 참배하느냐' '우리더러 과거 청산하라고? 당신들이나 제대로 하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현충원에서 가장 명당이라는 곳에,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자가 묻혀 있다"며 "해방 후 군 장성과 국방부 장관을 지낸 자다. 이런 친일반민족인사 69명이 지금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신태영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김 회장은 "친일 미청산은 한국사회의 기저 질환"이라며 "반성 없는 민족 반역자를 끌어안는 것은 국민 화합이 아니다. 친일 청산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하면서 정치권을 향해 '국립묘지법' 개정을 요구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지난 3월 국회의원 후보 1109명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립묘지에서 친일 반민족 인사의 묘를 이장할 것인지, 만약 이장을 안 할 경우 묘지에 친일 행적비를 세우는 '국립묘지법 개정'에 대해 지역구 당선자 253명 중 3분의 2가 넘는 190명이 찬성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도 과반수, 미래통합당도 과반수가 찬성했다. 올해 가을 정기국회에서 국립묘지법이 개정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친일을 비호하며 자신을 보수라고 말하는 것은 매국노 이완용을 보수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나"고 물으며 "한국 사회의 갈등 구조는 보수와 진보가 아니고 민족과 반민족"이라고 주장했다. 또 "반성 없는 민족반역자를 끌어안는 것은 국민화합이 아니다. 정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야권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친일파'로 규정한 데 대해 격앙하면서 친일 청산 추진이 '진영 논리'라고 맹비난했다.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식이 퇴색돼버려 안타깝고 아쉽다"며 "정작 일본에는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면서 거꾸로 국민을 상대로 칼을 겨누고 진영 논리를 부추기는 사람은 광복회장의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허은아 통합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정권 지지율이 떨어지니 '반일 장사'를 하려는 것"이라며 "반일 친북, 반미 친문의 김원웅 회장은 파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서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김 회장의 기념사 대독이 이뤄진 직후 준비된 경축사를 읽는 대신 즉석에서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하자, 일부 참석자들이 고성을 지르고 퇴장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원 지사는 "결코 동의할 수 없는 편향된 역사만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를 기념사라고 광복회 제주지부장에게 대독하게 만든 처사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이편 저편을 나눠 하나만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단죄 받아야 되는 시각으로 역사를 조각 내고,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 하는 시각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국립묘지에 안장된 친일반민족 행위자를 이장하는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여당은 제대로 된 '친일 청산'에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권칠승 민주당 의원 등 11명은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국립묘지 안장을 금지하고, 유골이나 시신을 다른 장소로 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홍걸 민주당 의원 역시 친일 반민족 행위자나 서훈이 취소된 사람은 국립묘지 밖으로 이장하도록 하는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송영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온전히 청산되고 있지 못한 친일 역사는 독립 선열들 앞에 고개 들기 어려운 부끄러움"이라며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이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현실을 선열들 앞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적었다. 이어 "친일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후과"라며 친일 잔재 청산을 강조했다.
한편 파묘법 논란이 확산되면서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장된 고(故) 백선엽 장군 문제도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백 전 장군은 6·25 전쟁 당시 주요 전투를 승리를 이끌며 한국군 최초로 4성 장군에 올랐지만 과거 만주군 간도특설대 장교로 복무한 이력 등 친일 행적으로 '현충원 안장'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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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대 학부 출신 국회의원 '반토막' 22대 총선 전남 당선인들 5·18묘지 합동참배/무등일보 22대 총선에서 광주·전남지역 대학 학부 출신 국회의원 수가 크게 줄었다.수도권 대학 출신의 중앙 엘리트 관료들이 대거 입성한 반면 지역 대학을 졸업한 풀뿌리 정치인들은 대거 고배를 마신 영향으로 풀이된다.17일 무등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통해 광주·전남 주요 대학(학부 기준)에서 배출한 국회의원을 분석한 결과, 총 9명이 지역 대학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21대 12명에서 3명이 줄어든 수치다.전남대학교에서는 5명의 학부 출신이 국회에 입성했다. 구체적으로 민형배(광주 광산을·사회학), 양부남(광주 서구을·법학),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경영학), 전진숙(광주 북구을·화학), 이학영(경기 군포갑·국문학) 등이다.지난 21대 총선에서는 9명의 당선인이 전남대 출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토막'난 셈이다. 지난 총선에서 대거 국회에 진입한 운동권 정치인들이 이번에 '현역 교체 바람'에 대거 낙선했다. 대신 그 자리를 수도권 대학을 졸업하고 고위 관료를 역임한 이들로 채워진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전남대는 학생 운동권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기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구체적으로 전대협 제4대 의장을 지낸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무역학)이나 전대협 부의장과 남대협 1기 의장을 역임한 김승남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국문학)을 비롯해 조오섭 의원(광주 북구갑·신문방송학), 이용빈 의원(광주 광산갑·의학)이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모두 떨어졌다. 또 노동운동가였던 강은미 의원(비례·해양학)은 낙선했고 권은희 의원(비례·법학)은 불출마했다.전남대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2명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한 반면 이번 총선에서는 1명에 그쳤다. 박상혁 의원(경기 김포시을)은 재선에 성공했지만 김남국 의원(안산 단원구을)이 코인 논란으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다.조선대학교를 졸업한 당선인은 총 3명으로 파악됐다.지난 21대 총선 때의 3명과 같다. 서삼석(영암무안신안·행정학) 의원이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고, 문금주(고흥보성장흥강진·행정학) 당선인과 전종덕(비례·간호학) 당선인이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깃발을 걸고 금배지를 달았다.반면 노동운동가 출신의 풀뿌리 정치 신화를 썼던 이형석 의원(광주 북구을·법학)과 학생운동가이자 시민단체를 이끌었던 윤영덕 의원(광주 동남갑·정치외교학)은 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이밖에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1번으로 국회에 진출한 서미화 당선인은 목포대 출신 '2호 국회의원'이라는 수식어를 달게 됐다.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지역 대학 출신 의원 모두가 '더불어민주당'이라는 특징도 있다. 21대 국회에서는 권은희 의원이 국민의당, 강은미 의원이 정의당 소속으로 당선됐다.전남대학교 총동창회 관계자는 "지역 대학을 나온 현역 국회의원들이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크고 작은 일에 도움을 많이 준다"면서 "21대 총선에서 전남대 출신 국회의원이 많았는데 이번에 크게 줄어들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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