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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패전 75주년서 사과 없이 '국제역할 확대' 의지 천명

입력 2020.08.15. 13:59 댓글 0개
과거사 '깊은 반성'·'애도의 뜻' 등 가해책임 8년째 언급 안해
나루히토 일왕, 재차 '깊은 반성' 표명
【도쿄=교도·AP/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일본의 종전기념일(패전일)을 맞아 도쿄 국립묘지에서 열린 2차대전 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해 꽃다발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2017.08.15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5일 제2차 세계대전 패전 75주년을 맞아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나 사죄를 하지 않은 채 국제적인 역할을 증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NHK와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종전 75주년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아베 총리는 "전쟁의 참화를 두번 다시 되풀이 하지 않겠다. 그 결연한 다짐을 앞으로도 관철해 나가겠다"며 6년 연속 부전(不戰)을 맹세했다.

하지만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 총리 이래 역대 총리가 반복해온 '깊은 반성'과 '애도의 뜻' 등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 대한 가해책임에는 8년째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아베 총리는 일본이 향유하는 평화와 번영이 전몰자의 고귀한 희생 위에서 이뤄졌다며 경의와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적극적인 평화주의' 기치를 내걸고 국제사회와 손을 잡아가면서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의 해결에 지금까지 이상으로 역할을 맡겠다고 천명했다.

아베 총리는 종전 후 75년 동안 일본이 일관해서 평화를 존중하는 국가로서 길을 걸어왔다며 세계를 더욱 좋은 곳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자력으로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군사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미인 '적극적인 평화주의'라는 말을 아베 총리가 패전일 행사에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현지 언론은 아베 총리의 발언에서 패전으로 끝난 과거사에 대한 기억을 애써 떨쳐버리고 '새로운 일본'의 역할을 향해 매진하겠다는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베 총리와는 달리 추도식에 출석한 나루히토(德仁) 일왕은 작년에 이어 재차 '깊은 반성'을 하면서 "재차 전쟁의 참화를 빚지 않기를 건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올해 추도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규모를 작년보다 10분의 1 이상 축소해 진행했다.

일왕 부처와 아베 총리 등 관계자, 유족 등 500명이 출석해 310만명의 전몰자를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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