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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줄자 전세 불안···서울 전세 수요 4년6개월내 최고

입력 2020.08.14. 15:22 댓글 0개
'공황 구매' 진정됐지만 전세는 수급 불안 확대
집주인 4년치 인상분 전가 움직임 나타나기도
세입자는 자금 여력 부족 관망 '눈치싸움' 지속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밀집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8.13.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서울에서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면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의 세제 강화와 공급 대책 발표로 매매 수요는 다소 잦아들고 있지만,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의 영향으로 매물 잠김 현상이 커지고 있다. 이에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전세를 내놓고 있어 세입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10일 기준 120.0을 기록해 지난 2016년 1월25일 이후 4년6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해당 지역의 전세 공급과 수요 상황을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난 것으로, 이 지수가 상승했다는 것은 공급 대비 수요가 더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강북 지역 14개 자치구는 124.3로, 강남(11개 자치구) 115.6보다 수급이 달리는 모습이다.

반면 서울의 아파트매매수급지수는 금주 105.2를 기록해, 기준치(100)에 접근 중이다. 지난주(111.1) 대비 5.9포인트 감소하며 지난 6월 수준을 회복했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구던 '공황 구매'(패닉 바잉) 상황은 다소 진정된 상태다.

감정원 관계자는 "임대차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신혼부부 등 신규 계약자들이 미리 움직이고 있다 보니 강북 역세권 등 일부 지역은 매물 부족 현상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거래도 급격하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존 세입자들의 경우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보장되기 때문에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을 벌었다.

다만 신규 계약자의 경우 전세 구하는 것이 '발등의 불'이다. 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전세시장에서는 집주인과 세입자간의 눈높이가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실거주 의무 강화와 월세 전환 등으로 전세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부 집주인이 시세 대비 수억원을 높게 부르는 상황이 출현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앞으로 4년간 전세보증금을 올릴 수 없게 된다는 생각에 시세 이상으로 호가를 높이는 경우가 있다"면서 "세입자가 당장 몇 억원이나 되는 큰 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보니 거래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집주인과 세입자간의 눈치싸움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세입자의 자금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최근의 호가 상승세는 잦아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영등포구 63아트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2020.08.12. 20h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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