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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웃도는 새 아파트 전셋값···신규 세입자만 '발동동'

입력 2020.08.14. 06:00 댓글 0개
서울 아파트 전셋값 59주 연속 상승세…강남4구 주도
공급자 우위 '반년'…분양가보다 높은 전셋값 이례적
내년 신규 입주 물량 올해 절반…"전세난 가중될 듯"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된지 2주만에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이 약 16% 줄어든 것으로 알려진 13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업체 게시판이 비어 있다. 한편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2020.08.13.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당분간 집을 비워 놓더라도 제대로 된 임대료를 받고 계약을 하겠다는 집주인들이 많아요."

지난 5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힐스테이트 신촌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주택 임대차시장과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에 질문에 "전세 물건이 워낙 귀하다 보니 집주인들이 임대 시기와 전셋값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분양가보다 전셋값이 훨씬 높아서 부담스러워하는 세입자들이 많지만, 전세 매물만 있으면 계약이 바로 성사될 정도로 전세를 찾는 사람이 많다"며 "통상적으로 분양 단지는 전세 매물이 많고, 전셋값도 주변 시세보다 20~30% 저렴하지만 지금은 전셋값이 분양가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서울지역에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된 가운데 새 아파트 전셋값이 분양가를 뛰어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전세시장에서 반년 가까이 '공급자 우위'가 지속되면서 전셋값이 분양가를 웃도는 기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에 분양한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분양가를 넘어서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아르테온(전용면적 59㎡)는 지난달 26일 7억원에 전세 거래가 성사됐다. 직전에 비해 1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특히 2017년 10월 당시 분양가가 5억~6억3000만원 수준이었다. 현제 전세 매물 호가는 6억8000만원 선이다.

또 지난해 10월 입주를 끝낸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전용면적 84㎡) 전셋값은 15억원에 형성돼 있다. 2016년 8월 일반분양가 14억4900만~14억6800만원보다 높다. 5억9000만~6억6000만원에 분양된 서울 마포구 신수동 신촌숲아이파크(전용면적 59㎡)의 전세 매물 호가는 6억8000만원 선이다.

이와 함께 4억5000만원에 분양한 북아현동 힐스테이트 신촌(전용면적 52㎡)의 현재 전세 매물 호가는 5억원에 형성돼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9주 연속 상승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0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0.14% 올랐다. 전세 공급이 줄고 있는 강남4구가 전셋값 상승을 주도했다. 다만, 계절적 비수기와 장마 등의 영향으로 전주(0.17%)보다 오름폭이 소폭 줄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전세값은 0.22% 올랐다. 전주(0.30%) 대비 상승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오름세다. 강남지역에서는 강동구(0.24%), 송파구(0.22%), 강남구(0.21%), 서초구(0.20%) 모두 올랐다. 강북에서는 마포구(0.19%), 성동구(0.17%) 등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서울=뉴시스]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금주 0.14% 올라 지난해 7월1주 이래 5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주(0.17%) 대비 상승폭은 축소됐다.(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74.6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4월 이후 4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수급지수가 100을 넘는 경우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7·10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인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이 본격 시행됐지만, 전세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종합부동산세 추가 인상과 0%대 초저금리 장기화로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미리 올리거나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돌리면서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또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영향 등으로 전세 매물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임대차 보호법 시행과 저금리 기조, 재건축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역세권과 학군이 양호하거나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전셋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 매물 없고, 전셋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전세를 원하는 신규 세입자들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아파트 전세 매물이 아예 없다"며 "임대차 보호법 시행으로 기존 세입자들은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신혼부부나 새로 집을 빌리는 세입자들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주택시장에선 서울 등 수도권의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어 전세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 전월세 물량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에서는 아파트 기준 총 2만3217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이는 올해 입주물량(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인 55.1%에 불과하다. 2022년엔 1만3000여 가구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전세시장의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민과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핸 임대차 보호법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할 수 있다"며 "초저금리 장기화와 보유세 부담 강화 등으로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전세 물량 공급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내년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고, 양도세 비과세 요건인 실거주 2년 등으로 전세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전세시장의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0.08.10.kkssmm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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