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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에 '추월' 당한 민주당 발칵···"일시적" vs "더 떨어질 것"
입력 2020.08.13. 13:44 댓글 0개與 "총선 후 악재 탓…상황 요인 사라지면 반등"
강성친문 방어선 "文 레임덕은 보수세력 기대"
우려 확산…박주민 "국민의 경고" 이재명 "채찍"
자성 목소리 "성난 민심 받아들여야…바닥 아냐"
[서울=뉴시스]정진형 한주홍 김남희 기자 = 미래통합당에게 끝내 정당 지지율을 추월당한 더불어민주당이 발칵 뒤집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시적 현상'으로 선 긋기에 나섰으나 4·15 총선 압승 후 잇딴 악재에 정부·여당 지지율이 추락을 거듭한 끝에 극심한 민심 이반 징후가 드러난 충격적인 결과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위기감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1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TBS 의뢰로 지난 10~12일 전국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8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7%포인트 내린 33.4%, 통합당은 1.9%포인트 상승한 36.5%로 나타났다.
통합당 전신 새누리당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2016년 10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후 민주당 지지율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지지율은 경기·인천, 호남, 제주를 제외한 전지역, 30·40대를 제외한 전연령에서 통합당에 뒤쳐졌다.
특히 지지율 추월은 정부·여당의 최대 지지기반이던 호남에서마저 11.5%포인트가 하락하며 40%대로 주저앉은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당 지도부는 최근 수해가 강타한 호남을 연일 찾아 수해복구 활동을 벌이며 적극적으로 민심에 구애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부동산 파동, 성추행 의혹 후 사망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광역단체장의 잇딴 추문, 전국적 집중호우 피해 등이 겹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축소에 부심하는 모양새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회관 일대 수해복구 봉사활동에 나섰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총선 후에 우리당으로선 악재라할 게 누적되고 지속돼왔지 않나"라며 "이런 일들이 누적되며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사나워진 것이고 그런 결과에 대한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략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상황적 요인이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진 위원장은 그러면서 "장마도 끝나고 수해 피해가 복구되면 상황적 요인이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며 부동산도 안정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니 그러면 상황적 요인은 제거될 것"이라며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가 꾸려지고 심기일전해 국정에 임하게 되면 얼마든 반등하고 회복할 기회는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강원도 철원 호우 피해지역 봉사활동 중 만난 기자들이 당 지지율에 대해 묻자 "지지율은 항상 변하는 것"이라고 받아넘겼다.
이해찬 대표와 가까운 한 중진 의원 역시 뉴시스에 "여론조사란 건 오르내리고 기복이 있기 마련"이라며 "통합당이 잘해서 국민에게 새로운 수권정당으로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도 부동산 문제 등에서 우리가 제대로 평가를 못 받으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다. 엎치락 뒤치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거들었다.
청와대 참모 출신을 비롯한 강성 친문 의원 일부도 이 같은 인식에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이들은 지지율 하락에 따른 문재인 대통령 레임덕 우려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방어선을 쳤다.
문재인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한병도 최고위원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레임덕은 보수세력의 기대일 뿐"이라며 "부동산 시장의 불안으로 하락했던 국정지지율을 기저 요인으로 깔고 레임덕을 거론하고 있지만 몇 달 사이에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지지율 추이를 근거로 레임덕을 주장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당내 레임덕 우려 기류를 다룬 조선일보 보도를 거론한 뒤 "대통령을 아프게 공격할 의도로 구중궁궐, 레임덕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취재원으로 등장한 수도권 의원 두 사람 모두 익명으로 처리했다"며 "민주당 176명의 의원님들 중에 저런 표현을 입에 담을 의원님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설령 그런 의견을 가졌다면 이름을 걸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3선 정청래 의원도 페이스북에 "각설하고 조선일보가 문재인 대통령 걱정, 민주당 걱정을 할 리가 있는가"라며 "망해라, 망해라 주문을 외우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잘 아는 사실"이라고 했다.
반면 당권주자와 유력 대선주자들은 민심 이반 징후에 극한 위기감을 드러내며 맹성을 촉구했다.
박주민 당대표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전당대회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 우리 당에 보내는 국민들의 경고"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당이 국민들을 직접 설득하는 역할을 맡았어야 했는데 결과적으로 미진했다. 저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통감하며 반성한다"며 "달라지겠다. 당이 국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창구를 늘려 가겠다. 사회적 대화와 협의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하는 기회로 삼고 국민들의 목소리에 열린 당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몸을 낮췄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제일 큰 영향은 부동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 지사는 "정치는 언제나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좀더 그런 노력을 많이 해달라라는 채찍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도 앞다퉈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부동산 파동 등에서 민심 변화를 피부로 느끼는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 위기의식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서울지역의 한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너무 우리가 밀어붙이는 것에 대한 중도층의 여론이 악화되는 것 같고 그 사이 누적된 부동산과 박 전 시장 등이 종합된 결과"라며 "검찰개혁 관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도 굉장히 반응이 안 좋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서울지역 재선 의원은 뉴시스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수치로 드러나는 게 그대로 증명하고 있다고 본다. 성난 민심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에 근거해 어떤 대책 가질건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서울지역 중진 의원은 "당지도부도 그렇고 청와대도 그렇고 전환기적 측면"이라며 "집권 후반기로 가는 상황에서 당이 좀 더 중심을 잡아야할 것"이라며 당청관계 재편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원내 관계자는 "역전될 줄은 이미 알았다. 부동산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고 잘 분석해서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부동산에 문제에 서울과 30·40대 등 비교적 우리당 지지층에서도 이탈한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이렇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당이 하는 것을 보면 이렇게 안 갈 수 없었다"며 "지지율은 더 떨어질 것이다. (지금이) 바닥이 아니라고 본다. 더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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