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행정부처 여론조사]여가부 평가 이래 최악···박원순 사건 대응 미흡

입력 2020.08.12. 09:00 댓글 0개
뉴시스, 18개 행정부처 7월 정책 지지도 평가 조사
100점 만점에 31.4점…전부처 중 18위, 평균 44.4점
긍정평가 24%, 부정평가 59% 조사 이래 최저 기록
[서울=뉴시스]뉴시스가 1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18개 행정부처 대상 '2020년 7월 대한민국 행정부 정책수행 평가 조사' 결과 여가부는 정책 수행 지지도 점수 31.4점으로 18개 중앙부처 중 18위를 기록했다.(그래픽=리얼미터 제공). 2020.08.12.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성평등과 성폭력 피해자 지원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여가부)의 정책수행 지지도 점수가 조사 이래 최악으로 떨어졌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과 관련해 미흡하게 대응했던 것에 여론마저 등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뉴시스가 1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18개 행정부처 대상 '2020년 7월 대한민국 행정부 정책수행 평가 조사' 결과 여가부는 정책 수행 지지도 점수 31.4점으로 18개 중앙부처 중 18위를 기록했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되는 지지도 점수 31.4점은 조사를 시작한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가장 낮은 점수다. 여가부가 잘한다는 긍정평가 비율(24.0%), 못한다는 부정평가 비율(59.3%)도 조사 이래 최악의 성적이다.

지지도 점수 17위인 국토교통부(36.8점)와 비교해 5.4점 낮았다. 전 부처 평균인 44.4점과 대비하면 13점이나 낮았다.

여가부 지지도 점수는 전월(37.4점)과 비교해서도 6점이 내려갔다. 지난 2월 38.4점, 3월 38.9점, 4월 39.0점, 5월 41.2점으로 소폭 상승해 왔으나 정의기억연대 논란이 불거진 6월부터 점수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긍정평가(24.0%) 비율은 6월 대비 5.9%포인트 하락했다. 부정평가(59.3%) 비율은 6월 대비 10.1%포인트 상승해 여론이 지난 한 달 크게 악화했음을 방증했다.

긍정평가 순위는 18개 부처 중 18위를 기록했으며, 17위 해양수산부(27.8%)와 비교해 3.8%포인트 낮았다. 부정평가 순위도 18개 부처 중 1위였으며, 2위 국토교통부(54.4%)와 비교해 4.9%포인트 높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19일과 7월21일 양일에 걸쳐 이뤄졌다. 리얼미터는 박 전 시장 사건 관련 보도가 주요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면서 '피해자 지원과 관련해 대책뿐 아니라 입장조차 내놓지 않고 있어 논란' 등을 꼽았다.

박 전 시장이 지난달 10일 숨진 것으로 확인된 후 그가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나, 여가부는 나흘 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지난 2018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건 당시에는 특별 현장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던 것과 대비돼 비판을 받았다.

여가부는 지난달 14일에야 첫 입장문을 내놓았으나 전직 비서를 '피해 고소인' 등으로 언급하면서 호칭 논란을 자초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흘 뒤인 지난달 17일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연 자리에서 호칭을 피해자로 정리했다.

여가부는 뒤늦게 서울시에 대한 특별 현장점검에 착수했으며, 조사 시점이 지난 지난달 30일 시가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 보호 지원 방안을 마련해놓고 있지 않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황윤정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 박원순 서울시장 의혹 관련 내용 등을 주제로 출입기자 대상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7.23.kkssmm99@newsis.com

이 과정에서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가해자로 지목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처리절차를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여론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 기간인 지난달 17일에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게시된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한 청원'은 성립 요건인 동의 10만명을 넘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서 부정평가는 진보 42.9%, 중도 65.3%, 보수 77.4%로 이념성향과 무관하게 긍정평가보다 높았다. 긍정평가는 진보 37.5%, 중도 20.5%, 보수 13.7%였다.

남성은 부정평가 66.6%, 긍정평가 21.0%를 나타냈으며, 여성도 부정평가 52.2%로 긍정평가 27.0%보다 높았다.

부정평가는 전 연령에서 50%를 넘었으며, ▲70세 이상(61.9%) ▲60대(61.0%) ▲40대(61.8%) ▲30대(61.0%)는 60%를 넘었다. 18세~29세는 부정평가 58.7%, 50대는 53.4%였다.

직업별로는 가정주부의 부정평가가 68.6%로 가장 높았으며, 학생 64.4%, 자영업 62.2% 등으로 뒤를 이었다. 긍정평가는 노동직 32.8%, 기타 28.5%, 사무직 27.4%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무선(70%)·유선(20%), 무선 전화면접(10%) 방법으로 실시됐다.

리얼미터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에게 통화를 시도한 결과 최종 1006명이 응답을 완료해 4.3%의 응답률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관련키워드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