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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육만큼의 미래
입력 2020.08.09. 13:24 수정 2020.08.10. 19:23 댓글 0개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산사태, 하천 범람, 도로침수 등 인명과 시설피해가 심각하다. 특히 양동 태평교 근처의 광주천 물살은 복개상가를 집어삼킬 듯 사나웠고 문흥동 일부는 물에 잠겼으며 광주역의 모든 기차는 8일 현재 운행이 중지되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각 지자체의 폭우 안전안내문자가 코로나-19의 안내문자와 함께 번갈아가며 오늘 하루만 24개의 문자가 휴대전화로 날아온다. 마스크를 써야만 하는 세상, 컨트롤 되지 않는 자연재해, 지금 상황과 비슷한 영화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코로나-19나 폭우는 우리가 함부로 대했던 자연의 보복처럼 느껴진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그린뉴딜 전문가 2차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과 폭우 원인에 관하여 전문가들이 기후변화를 지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훨씬 이전부터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러한 사태를 예견하며 경고해오고 있었다. 지금처럼 지구도 우리에게 꾸준히 사인을 보내왔다. 무분별한 자원 개발과 함께 자원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지구온난화, 오존층 파괴, 사막화, 열대 우림파괴 등으로 지구는 자정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북극곰은 기후의 변화로 얼음이 줄어 2100년에는 멸종한다는 기사도 보았다. 딘 쿤츠는 그의 공상과학소설 에서 우한-400이라는 바이러스가 우한의 한 연구소에서 유출된다고 설정했다. 기막힌 우연이지만 모든 소설은 사실이나 가능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홍성국은 한국의 미래를 예측하는 그의 저서 『수축사회(2018)』에 '조만간 페스트와 같은 인구 감소가 현실화될 것이다'고 썼다.
어떤 과학기술은 변화를 싫어하는 인간들에 의해서 미루어지고 있다가 코로나-19로 최근에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이런 의미에서 김대식교수가 "20세기는 제1차세계대전이 끝난 1919년부터 시작되었고 21세기는 코로나-19로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 2020년부터"라고 한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필자가 경험한 것은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온라인 회의, 온라인 쇼핑, 온라인 취미생활 등, 주로 플랫폼 상의 기술이었다. 디지털 세상이 어렵긴 하지만 적응해가는 중이다. 다른 분야들도 적극적인 변화와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도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폭우로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이 더욱 다급해졌다.
학교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항상 '지금 우리학교의 교육활동은 충분한가?'를 고민한다. 우리는 특성화학교로서 20%의 교육과정 자율권과 기숙학교라는 장점을 살려 야간 방과후학교와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해왔다. 다행히 'Applied Arts(실용예술)'는 포용력이 넓었고 감사하게도 교사들은 헌신적으로 학생들을 돌보고 있어서 아이들은 빠르게 회복하고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꿈과 의욕이 꿈틀거리며 행복한 미소가 보인다. 이정도면 괜찮겠지? 그런데 이번 폭우와 코로나는 지금의 교육과정이 우리 학교를 넘어 우리나라 전체를 향하여 이대로 괜찮은가로 생각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 광주천 물살만큼이나 격하고 빠르게 달라져야 한다는 절박함이 가슴을 눌렀다.
2015교육과정에서 제시한 6개의 핵심역량은 미래지향적이며 지금 우리에게 절대적임이 증명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역량이 각 교과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을까? 세상은 100년 동안 경천동지할 만큼 달라졌는데 학과목은 근대 이후로 학교건물과 함께 변함이 없다. 국영수사과 대신 각 역량별 과목이 필요하지 않을까? 스마트폰 사용금지 대신 온갖 디지털 기기수업이 교과목으로 들어와야 하지 않을까? 유튜버나 플랫폼에 기반한 창업, 게임개발 등이 꿈인 아이들에게 일주일에 한, 두 번의 정보수업이 충분할까? 환경에 관하여 몇 차례의 공문 대신 필수교과목으로 들어와야 하지 않을까? 재미없는 온라인수업대신 게임보다 더 재미있는 증강현실, 가상현실을 더한 온라인수업을 개발해야하지 않을까? 괜찮지 않다. 우리의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다. 미래학자들의 경고에 더욱 적극적인 대응이 교육계에 있어야한다. 우리가 미래이기 때문이다.
- <칼럼> 늘봄학교, 우리 아이들의 삶이 없다 '늘봄', 이 얼마나 예쁜 말인가? 봄처럼 포근하고 따사로움이 늘 함께한다는 뜻일 것 같은 '늘봄'. 그러나 이제 이 언어는 그렇게 쓰일 수가 없다.언어의 의미는 사회에서 규정된다. 아무리 좋은 언어라도 사회에서 다른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언어의 오염이 시작되고 결국 그 언어는 이전의 의미로는 쓸 수 없게 된다. 나에게 '늘봄학교'은 '녹색성장'과 같이 그렇게 오염된 채 다가왔다.2024학년도 1학기 광주지역 늘봄학교, 신청에서부터 선정까지 학교 현장 갈등2월 현재 광주에서는 30여개 초등학교가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청한 18개 학교 중 중17개교는 협의록이 없으며, 교장 결정 3개교, 교장과 교감이 함께 결정한 학교 1개교, 교장, 교감, 행정실장이 결정한 학교 2개교, 부장교사가 요청하여 승인한 학교 1개교 등 내가 속한 학교지만 어떻게 늘봄이신청되고 선정되었는지를 학교 구성원은 잘 모른다. 그래서 서로 의심하고 속상해한다. 이렇게 늘봄학교는 불필요한 학교 현장 갈등을 양산 시키고 있다.교사? 돌봄전담사? 일반직? 과도한 노동을 강요받고 있어"우리가 일 때문에 늘봄학교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은 늘봄학교 거부의 본질이 업무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거겠지만, 노동자에게는 일도 중요하다. 여전히 시간제가 많은 돌봄전담사의 업무도 아니고, 수업과 생활교육이 고유 업무이자 이것만으로도 과도한 노동을 하는 교사의 업무는 더더욱 아니다. 늘봄지원실을 만들어 일반직을 배정한다는 것도 총액인건비제에 묶여있는 공무원 상황을 보면 실현 가능하지 의문이 들고, 기간제에게 맡기는 것 또한 노동의 불안정성을 부추김과 동시에 결국은 기간제 공고부터 선정 관리까지 다시 학교의 업무가 되는 것은 학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안다. 학교의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한다.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 강요받은 업무를 그것도 과도하게 말이다.가장 중요한 사실, 우리 아이들의 삶이 없는 '늘봄학교'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늘봄학교에는 우리 아이들의 삶이 없다는 것이다. 올해 초 늘봄학교에 대한 기사가 쏟아질 무렵 내 마음을 훅 치는 기사 하나가 있었다. 기사 중에는 지금은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자녀로부터 들은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다음과 같다."엄마, 나는 초등학교 때 돌봄교실이 제일 싫었어. 다른 친구들은 학교 끝나면 엄마랑 만나서 놀이터에서 놀고 학원에 가고 집에서 쉬는데, 난 혼자 돌봄교실에 갔어. 나도 다른 애들처럼 엄마랑 만나고 싶었어." 우리 아이들의 삶을 생각한다면 아침 7시부터 밤 8시까지 학교에 있는 게 폭력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 안드는지? 어른들보고 그렇게 있으라고 한다면 아마 대다수 집에 간다고 하지 않을까?늘봄학교에는 주체인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는 빠져있고, 즉 아이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에 대한 고민과 사유는 실종되었다.학교, 지자체, 무엇보다 보호자가 우리 아이를 충분히 돌볼 수 있도록필자도 아이를 돌봄교실에 보냈었고,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서 발을 동동거린 적이 있다. 대한민국 보호자들이라면 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두 번이라도 했을 것이다. 그때 절실하게 느낀 것이 돌봄의 사회적책임이었고, 학교 현장에 있는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돌봄의 사회적 책임은 보호자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보호자의 양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노동시간 합의와 양육시간 확보도 해당될 것이다. 후자의 대표적인 것이 소위 '저녁 있는 삶'과 같은 것이다.학교가, 지자체가 함께 우리 아이들을 돌봄과 동시에 보호자가 우리 아이를 충분히 사랑하고 충분히 돌볼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천천히 가더라도 그렇게 가야 우리 아이들의 삶이, 우리들의 삶이 있다.그렇게 간다면 다시 '늘봄', 이 언어의 원래의 의미를 되찾아 진정 우리가 바라는 '늘봄'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정애숙 광주동산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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