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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양희연 "부익부빈익빈 없는 스포츠 대중화 필요"
입력 2020.08.09. 14:25 댓글 0개학습자와 교육자 모두 볼 수 있는 농구 참고서
"운동에서만큼은 모든 사람들이 공평·평등했으면"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모든 사람들이 운동에서 만큼은 공평, 평등했으면 좋겠어요. 최근에는 스킬 트레이닝이나 체육도 돈이 있어야만 할 수 있게 됐죠. 그런 풍토를 없애고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여자농구 국가대표 출신 양희연 전 숙명여중 코치는 농구의 저변확대, 대중화를 꿈꾼다.
과거보다 농구에 대한 인기가 떨어진 상황에서, 누구나 쉽게 농구를 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책을 보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어야 하고, 초심자는 독학할 수 있어야 하고, 최근 체육계에도 나타난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관계없이 원하면 얼마든지 공부해서 배울 수 있는 책이 필요했다는 취지다.
현역 때, 은퇴 후 미국에 지도자 연수를 받으러 갈 때, 코치 생활 때, 대학에 강의 나갈 때. 양 전 코치는 이때마다 실제 도움이 되는, 필요한 내용과 원하는 내용이 담긴 농구책은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그간의 노하우를 담아 지금까지 없던 책을 펴냈다. '나의 첫 번째 농구책'은 그렇게 세상의 빛을 봤다.
"준비는 꽤 오래 전부터 했어요. 원래는 지도자들을 위한 교본을 준비했는데 도와주던 선수 제자들이 자기들에게도 보급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농구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교재로 출간하게 됐어요."
기존에 없던 책을 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혼자서도 익힐 수 있는 기본을 담으면서,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기본을 확실히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결국 저자가 직접 모델로 나서 준비운동, 볼 컨트롤, 슛, 드리블, 패스, 리바운드, 수비 등에 필요한 사진을 촬영했다. 저자와 뜻을 같이 해 출간을 결정한 출판사에서도 함께 노력했다. 책 편집자들은 퇴근 후 저자에게 직접 레슨을 받았다.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려면 어떤 방식이 좋을 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책에는 각 동작을 여러 컷으로 나눠 소개한다. 사진과 글만으로 전달이 부족할 것을 우려해 QR코드도 첨부했다. 휴대전화로 코드를 비추면 동영상 사이트로 연결돼 실제 움직임을 볼 수 있다.
4000여컷을 촬영해 책에 포함할 200여컷을 저자가 직접 추렸다. 학습자가 책 속의 설명과 사진, 영상을 보고 얼마만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해선 제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론의 정리, 내용의 전달력, 실제 적용하는 부분까지 사전 검증을 모두 거친 셈이다.
'나의 첫 번째 농구책'은 이런 과정을 거쳐 배우는 사람도, 가르치는 사람도 볼 수 있는 책으로 탄생했다.
교보문고에서 '화제의 신간'으로 꼽히기도 했고 연맹과 협회의 반응도 좋았다.
저자는 현역 은퇴 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 바바라 대학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다. 지도자의 길을 걸으면서 더 필요하다 느낀 점을 채우고자 스포츠심리학을 공부했다. WKBL 선수 출신 중 최초로 박사학위를 따기도 했다. 2018년에는 한국스포츠코칭랩을 설립해 대표로 활동 중이다.
"지도자는 한 사람의 미래를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더 많이 공부하고 스스로 부족하다는 걸 항상 명심해야 해요."
그는 지도자로서 갖춰야할 덕목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운동했으니 지도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지도자를 하는 건 오산"이라며 "갖춰야 할 성품과 인품 등을 키우고 지도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묻자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꼽았다. 어린이든 어른이든 그 자체를 이해하고 독려해서 배우고 싶은 동기를 심어주고 스스로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이력에서 돋보이는 건 '멘탈 트레이너' 부분이다. 운동하는 선수들이 불안이나 걱정, 우려 없이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실력을 조금 더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실력과 성적 향상을 위해 돕기도 하지만 중고교, 대학생 선수들의 경우에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실력이 저하되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상담을 통해 돕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에선 운동을 시작하면 그만두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부모들도 운동 시키면 무조건 그 쪽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시작은 스스로가 좋아서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무동기가 되는 경우도 많다. '나 이거 왜 하지', '나는 왜 그만두면 안 되지', '그만두면 낙오자 되는 건가' 등의 생각들을 하는 경우가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는 출간 이후 '첫 번째 농구책'에 이은 '두 번째 농구책'은 언제 나오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추후 책 계획에 대해 묻자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부모들도 잘 모르고 선수들도 잘 모른다. 관련 케이스가 보다 더 축적되면 멘탈 트레이닝에 관한 책도 써볼 생각이다. 스포츠계에 관한, 깨닫고 느끼고 공부한 모든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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