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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美 캐리 람 제재, 파렴치한 내정간섭···보복할 것"

입력 2020.08.08. 14:33 댓글 0개
홍콩 상무장관 "매우 야만적…美기업에도 영향"
中당국자 "매우 분노…불합리한 행위 보복"
홍콩 당국자 "동결될 자산 없는데?…트럼프에 100달러 보낼 수도"
[홍콩=AP/뉴시스]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2.04.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홍콩 당국은 8일 미국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 11명에 대해 제재를 단행한 것은 "파렴치한 내정간섭"이라고 맹비난하며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성도환구망 등에 따르면 에드워드 야우 홍콩 상무장관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 정부가 람 장관을 포함한 11명의 홍콩 및 중국 본토 관리들에게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은 파렴치한 내정 간섭"이라며 "무례하고 이중적인 횡포이자 홍콩 문제에 대한 지나친 개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은 중국과 홍콩의 문제"라며 "미국과 다른 나라들도 모두 국익을 보호하는 법을 갖고 있다. 제재를 받게 되면 더 이상 홍콩과 국가 또는 국제사회를 설득할 이유가 없다"고 피력했다.

또한 "미국이 채택한 방식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정보 공개를 포함해 개인과 심지어 자산까지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매우 야만적"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미국이 일방적으로 불합리한 행동을 계속 한다면 결국 미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보복 가능성도 시사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중국 당국자가 "우리는 매우 화가 났고 그런 속임수를 쓴 것을 경멸한다"며 "(중국) 외교부는 보복할 것이다. 과거에도 불합리한 행위에 보복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제재 대상에 포함된 뤄후이닝 홍콩 국가안보위원회 고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해외에 자산이 한 푼도 없는데 제재(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것은 헛되지 않느냐"며 "물론 동결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100달러를 보낼 수도 있다"고 조롱했다.

국가안보위도 성명을 통해 "이번 제재로 중국이 타협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잘못 계산한 것"이라고 반격했다.

람 장관은 지난달 "미국에 소유한 자산이 없고 미국에 가는 것에도 관심이 없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말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이날 홍콩 행정수반인 람 장관을 비롯해 크리스 탕 경무처장(경찰청장 격), 스티븐 로 전 경무청장, 존 리 보안국장, 테리사 청 율정사 사장(법무장관 격), 샤바오룽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 주임과 장 샤오밍 부주임, 뤄 국가안보위 고문, 에릭 찬 행정장관 사무실 주임 등 홍콩과 중국 고위 당국자 11명에 대해 미국 내 자산 동결 및 비자 제한 등의 제재를 가했다.

미 재무부는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이들이 "표현과 집회의 자유, 민주적 절차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직접 시행했다"며 홍콩 자치권을 훼손한 것에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공산당은 50년 동안 중국 스스로 홍콩 국민과 영국에 약속했던 고도의 자치권을 다시는 누리게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규탄했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미국은 홍콩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며 "자치권을 훼손하는 자들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SCMP는 "중국 당국은 미국의 홍콩 압박 노력을 내정 간섭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번 제재는 중국 정부의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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