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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네이버 '新신용평가' 때문에...대출 길 넓힌다

입력 2020.08.07. 06:00 댓글 0개
비금융정보 이용해 신용평가모델 다양화
기존 대출 고객 수성하고, 신규 고객 확보

[서울=뉴시스] 최선윤 기자 =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체계 구축이 금융권 화두로 떠올랐다.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들과 소득을 증빙하기 어려운 은퇴자들의 대출 길이 넓어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의 금융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자사만의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구축했다. 기존 신용평가회사가 보유한 금융데이터에 네이버가 인공지능 머신러닝,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한 스마트스토어 데이터를 더해 만든 평가시스템이다.

연내 네이버파이낸셜은 이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기반으로 금융이력이 없는 사업자에 대해서도 은행권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업계 최초로 사업 정보를 활용한 대출 심사"라며 "승인률과 한도가 높으며 네이버쇼핑에서 일정금액 이상의 매출만 있으면 신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의 합작사 핀크도 대안신용평가시스템 'T스코어'를 통해 금융이력 부족자도 대출금리와 한도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T스코어는 휴대폰 이용 정보를 통신신용점수로 산출한 후 금융기관에 제공해 대출심사에 반영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핀크 관계자는 "개인 신용평가 지표를 다양화해 이용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신용등급 4등급 이하 고객은 물론 금융 이력 부족자도 금리와 한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종합해보면 이들은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신용평가모델을 만들어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고객군을 주 타깃으로 삼고 공략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초년생, 주부 등 1300만명에 달하는 금융이력 부족자들과, 자사 플랫폼에 입점한 중소사업자 등이 그 대상이다. 이러한 전략은 중금리 대출 고객을 늘리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중은행 등 기존 금융사들도 신용평가모델을 다양화해 기존 대출 고객을 수성하고, 신규 대출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데이터3법 시행으로 비금융데이터 사용이 수월해지자 은행권은 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 개발에 더욱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당행 거래실적이 많은 고객 중심으로 이뤄지던 대출이 보다 유연하게 실행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개인 신용대출 심사에 차주의 소득 뿐만 아니라 보유 주택의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자산평가지수'를 도입했다. 지수 도입으로 신고 소득이 적거나 소득을 증빙하기 어려워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개인사업자와 은퇴자 고객도 이를 보완적 지표로 활용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NH농협은행도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델을 도입해 금융거래 이력이 적고 신용등급이 낮은 사회초년생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NH씬파일러 대출'을 선보이고 있다. 씬파일러(Thin Filer)란 신용을 평가할 수 없을 만큼 금융거래 이력이 거의 없는 사람을 뜻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도 신용평가체계를 다양화 해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대출 이용에 어려움을 겪던 고객들에게 금리 인하, 한도 상향 등 대출을 유연하게 실행하고 있다"며 "자체적인 신용평가모델로 대출 고객을 늘릴 경우, 2금융권과 IT(정보기술)기업 등 타 업권으로 넘어가는 고객군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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