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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수만 열거한 공급대책···교통·생활 인프라 공백 우려

입력 2020.08.06. 06:00 댓글 0개
태릉골프장 제외하면 생활 인프라 확충 계획 빠져
지자체 반대 목소리 커져…사업 추진 지연 가능성
"공급량 느는 만큼 생활 인프라 확충 뒷받침 돼야"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정부가 4일 수도권에 13만2000가구를 추가로 공급하는 내용을 담은 '8·4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노원구는 대상지역 중 하나인 태릉 골프장에 1만 세대가 건설될 경우 교통체증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은 5일 서울 노원구 태릉 골프장 일대. 2020.08.05.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정부가 서울권역에 13만2000가구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는 내용의 '8·4 대책'을 발표했지만 교통, 교육, 상업 등 생활 기반시설 확충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우려를 낳고 있다.

도심 정주 여건 악화에 대한 우려로 이미 일부 지자체는 정부 공급 대책에 반기를 든 상태다. 앞으로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가면 정부와 지자체간 잡음이 커지며 사업 지연으로 이어져 공급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이번 서울 권역 등 수도건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담긴 생활 기반시설 관련 내용은 '태릉골프장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유일하다.

정부는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군 체육시설인 태릉골프장에 1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하고, 경춘선 열차 추가 투입, 인근 화랑로 확장 및 화랑대사거리 입체화, 용마산로 지하화 등으로 도로 여건을 개선할 방침이다. 태릉골프장 부지와 갈매역, 화랑대역 등 인근 지하철역을 연계한 BRT(간선급행버스체계)를 신설한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문을 통해 "고양시 창릉 신도시는 800만㎡ 부지에 주택 3만8000세대를 건립하는 것에 비해, 태릉골프장 83만㎡에 1만 세대를 건설할 경우 매우 심각한 고밀도 주택단지가 된다"고 주장했다. 태릉골프장 일대는 상습 교통정체 구간이기 때문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교통난이 가중되고, 피해는 지역 주민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이다.

태릉골프장 부지의 경우 그나마 교통대책이라도 담겼지만 다른 신규 택지나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에 대한 기반시설 확충 계획은 아직 거론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신규 택지는 흑석 유수지 부지처럼 작은 곳은 200세대만 공급하는 곳도 있지만, 태릉골프장이나 4000세대가 공급되는 과천청사 일대와 같은 대단지도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인프라 공급 계획이 아직 공백으로 남겨진 상황이다.

교통도 문제지만 학교 등 생활 인프라 확충이 가능할지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 이전 부지나 공공기관 미매각 부지의 경우 업무용 부지로 사용하던 것을 아파트로 기능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에 생활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생활 기반시설을 별도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급대책이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활 인프라 확보 계획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대수가 늘어나는 만큼 충분한 생활 인프라가 확충돼야 한다"면서 "해당 지역뿐 아니라 주택 공급 지역 일대에 늘어날 교통 수요를 감안해 교통망을 구축해야 한다. 지자체와 협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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