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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헤즈볼라 "베이루트 폭발사고와 무관" 이구동성

입력 2020.08.05. 10:26 댓글 0개
이스라엘 보안군 "북부 국경지대 경제태세 강화했지만 개입 無"
헤즈볼라 "이스라엘이 우리 무기 공격해 폭발 일어난 것 아냐"
이스라엘, 레바논에 인도주의적 지원 제안했지만 수용 가능성 ↓
[베이루트=AP/뉴시스]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일어나 현장에 건물 등이 무너져 있다. 폭발로 거대한 버섯구름이 떠 오르고 항구 상당 부분이 파괴됐으며 시내 곳곳의 건물이 부서지면서 유리와 문짝 등 파편으로 많은 부상자가 생겼다. 하마드 하산 레바논 보건장관은 최소 50명이 숨지고 약 2800명이 다쳤으며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2020.08.05.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스라엘 당국은 4일(현지시간) "보안군(IDF)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사고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그간 선제적 방어조치라는 명분을 내세워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을 상대로 공격용 무인기(드론) 또는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왔다. 이스라엘은 최근에도 헤즈볼라와 충돌한 바 있어 이번 폭발 사고도 이스라엘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가장 먼저 제기됐지만 연관성을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이스라엘 국방 당국자는 4일 현지언론 예루살렘포스트(JP)에 "IDF는 헤즈볼라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북부 국경지대에서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폭발사고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언론에 발표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도 같은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이스라엘은 이번 폭발 사고와 관련해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은 이스라엘은 물론 레바논도 이스라엘의 개입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바논 최고안보위원회 위원장인 아바스 이브라힘이 최근 압류돼 베이루트항구에 보관 중인 질산암모늄이 폭발 원인일수도 있다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물질이 6년동안이나 창고에 있었다는 엇갈린 발언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헤즈볼라 소식통은 OTV 레바논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베이루트항에 보관된 헤즈볼라 무기를 공격했기 때문에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4일(현지시각) 발생한 대규모 폭발로 약 4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레바논을 상대로 도발적인 행동을 해왔던 이스라엘은 대통령과 총리, 국방장관, 외무장관, 보안군 대변인까지 앞 다퉈 레바논에 위로를 전하면서 인도적인 지원을 제안하고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4일 레바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승인하고 유엔과 협의해 지원 방안을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 차기 총리로 내정된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과 가비 아슈케나지 외무장관은 외교 채널을 통해 레바논에 지원 의사를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리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우리는 레바논 국민의 고통을 공유한다. 어려운 시기에 진정으로 돕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고 강조했다. IDF 대변인도 "지금은 어떠한 갈등도 초월해야 할 때"라고 했다.

다만 이스라엘 매체들은 이스라엘이 1982~2000년 레바논 남부지역을 점령했고 최근에도 헤즈볼라와 직접 대립해왔다는 점 등을 언급하면서 레바논이 이스라엘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수용할 가능성은 적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이외에도 이란을 필두로 한 아랍권과 미국, 유럽연합(EU) 등도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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