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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서' 성소수자 광고 훼손···"한국사회, 포용력 떨어져"

입력 2020.08.05. 06:01 댓글 0개
"차별금지법 움직임에 일각서 격렬 저항"
"고착화된 성소수자 대한 혐오, 편견 있어"
"훼손 혐의 남성, 벌금형 선고될 가능성"
"차별금지법으로 차별 대한 인식 키워야"
[서울=뉴시스]지난 3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 공동행동이 서울 마포구 신촌역에 다시 게시한 성소수자 응원 광고. 2020.08.03.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최근 지하철 대합실에 설치된 성소수자 인권 광고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일 뉴시스와 통화한 전문가들은 "소수자에 대한 혐오나 편견이 그대로 고착화되고,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혐오범죄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그런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일각에서 격렬하게 저항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구 교수는 "한국 사회가 다른 사회 집단이나 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 같다"며 "다른 사회 집단에 대한 차별적이고 혐오적인 말이나 행동이 여전히 광범위하게 퍼진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종걸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장도 "고착화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편견을 외면해왔던 정치 등이 문제"라고 바라봤다.

광고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종교적 이유로) 성소수자가 싫어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재물손괴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재물손괴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은의 법률사무소의 이은의 변호사는 "법에는 실형도 규정돼 있지만, 벌금형이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살아있는 동물의 생명을 빼앗아도 실형이 선고되는 일은 드문 법 현실을 고려한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차별금지법을 통해 차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집행위원장은 "혐오범죄는 표적 집단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불안, 공포, 분노를 촉발시켜서 해당 집단에 대한 공격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2020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 공동행동(공동행동)이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게시한 포스트잇이 지난 3일 훼손된 채 발견됐다. 2020.08.03.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photo@newsis.com

그러면서 "차별금지법은 (소수자에게) 차별적인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 국가,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게 어떤 책무가 있는지 규정하는 법"이라며 "사람들에게 혐오나 편견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 예방 교육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구 교수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며 "다만 정교한 로드맵을 가지고 움직이지 않으면 백래시(반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고,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 우려도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현행법 아래서 혐오적인 의식이 발동돼서 손괴하는 행위를 더 처벌했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혐오범죄에 대한 입법논의가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일 경찰,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 마포구 신촌역 대합실에 설치된 성소수자 관련 광고판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훼손은 지난 2일 오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광고는 지난달 31일 무지개행동 등 성소수자 인권단체가 설치한 것으로 파악된다.

무지개행동 등은 지난 2일 오후 훼손된 광고판 앞에 포스트잇 등으로 임시 광고판을 만들었다고 헸다. 이후 3일 오전 이 포스트잇 응원도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같은날 이 단체는 새 광고를 게시했다.

A씨는 '성소수자 응원 포스트잇'이 훼손된 사건에 대해서는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지개행동은 페이스북을 통해 "재게시된 광고가 8월31일까지 온전히 게시될 수 있도록 점검하는 시민감시단이 되어달라"고 요청했다. 이 단체는 광고의 게시 상황을 확인하고 훼손 발견 시 무지개행동에 연락을 취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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