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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홍콩, 입법회 선거 연기 재고하라"

입력 2020.08.05. 00:48 댓글 0개
"민주적 통치기간 갱신 지체시키는 조치"
[홍콩=AP/뉴시스]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31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0.7.31.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유럽연합(EU)은 홍콩이 입법회(의회) 선거 연기와 민주화 진영 인사들의 출마 자격 박탈을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홍콩 기본법상의 민주적 권리 행사와 자유에 바람직한 환경에서 입법회 선거를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긴급 권한에 의거한 입법회 선거 1년 연기는 민주적 통치 기간의 갱신을 지체시키고 민주적 권리 행사와 자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보렐 대표는 "기존 홍콩인에 의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현직 의원들을 포함한 친민주주의 후보들에 대한 자격 박탈은 자유롭고 개방된 사회로서 홍콩의 국제적 명성을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 내 시민의 정치적 권리 보호는 EU가 지지하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의 근본적 요소"라며 "EU는 홍콩 당국이 결정을 재고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달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재확산을 구실로 9월 6일 예정된 입법회 선거를 1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홍콩 민주화 진영은 중국에 맞서는 야권 후보들을 억누르기 위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홍콩 당국은 조슈아 웡 등 야권 민주화 진영 인사 12명의 후보 등록도 거부했다. 입후보 자격 박탈 이유에 대해서는 "홍콩 국가보안법에 저항해 헌법을 위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백악관은 선거 연기에 대해 "홍콩의 번영을 뒷받침해 온 민주주의 절차와 자유를 훼손한다"며 홍콩인들에 대해 중국 정부가 자치권 약속을 파기한 또 다른 사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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