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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점-캠핑 '조용한 전파' 있었나···"카페 별도 지침 준비"
입력 2020.08.04. 05:00 댓글 0개첫 확진까지 5~7일…12일 지나서 '연결고리' 발견돼
음식점 집중방역…커피점, 탁자 거리두기 등 자구책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 간 연결고리가 지표환자 확진 엿새 만에 확인된 서울 강남 커피전문점 집단감염과 단체 가족 여행으로 55%가 감염된 강원 홍천 캠핑장 감염 사이 접점을 방역당국이 찾아냈다.
두 집단 간 연관성이 확인된 날로부터 확진 환자가 발견되기까지 5~7일이 걸렸고 개별 사례가 집단감염으로 분류되고 방역당국이 연관성을 확인하는 데엔 12일이 소요됐다. 충청·호남권이 진정세를 보이며 국내 발생 환자가 하루평균 한자릿수로 줄어든 기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조용한 전파'가 진행됐던 셈이다.
특히 뷔페 등 음식점과 달리 집단감염이 드러나지 않았던 커피전문점에서 전파 우려가 제기되자 방역당국은 기존 카페 방역수칙을 가다듬기로 했다. 음식점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방역조치 강화방안을 내놓았듯 추가 대책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까지 10명씩 확진자가 확인된 서울 강남구 커피전문점 할리스커피 선릉역점과 강원도 홍천군 캠핑장 집단감염 간 연관성이 일부 나타났다.
참석자 8명 중 2명이 확진된 커피전문점 회의가 열렸던 지난달 22일 캠핑 확진자 중 증상 발생일이 가장 빠른 환자가 오후 2시께부터 30분간 같은 공간에 머물렀던 사실이 폐쇄회로(CC)TV로 확인된 것이다.
이날 회의가 있었던 좌석과 캠핑 확진자 사이 거리는 CCTV 카메라 한 화면에 촬영된 정도라고 방역당국은 전했다. 당국은 확진자들 간 접촉 여부는 물론 손에 닿는 환경 표면을 통한 접촉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둘 사이에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될 경우 이번 사례는 대표적인 '조용한 전파' 사례가 된다.
2~3월 대규모 유행을 계기로 한국 방역의 핵심은 검사·확진(test)→역학·추적(trace)→격리·치료(treat)로 이어지는 이른바 '3T'였다. 이번 사례는 거꾸로 이미 관련 환자들이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역학조사로 감염경로를 추적했고 이 과정에서 추가 접촉자가 나올 경우 검사를 통해 확진 환자로 분류되는 식이다.
커피전문점에서 회의가 있었던 지난달 22일 이후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환자가 확진된 건 5일이 지난 27일이었고 캠핑 모임과 관련해선 첫 환자가 7일 뒤인 29일 경기 성남에서 보고됐다. 각각의 집단감염이 확인되고 CCTV를 통해 연관성이 드러난 건 이달 3일로, 12일이 소요됐다.
동선상에서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환경 표면 접촉을 통한 감염 가능성은 규명하기 쉽지 않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장 오래 생존하는 표면으로 알려진 의료용 마스크 겉면의 경우에도 생존 시간은 7일이며 스테인리스 스틸과 플라스틱 등에는 4일, 유리에는 2일 생존하는 반면 이미 회의가 있었던 날로부터 12일이 지났기 때문이다.
이 기간은 대전에 이어 광주에서도 국내 발생 환자 수가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충청권과 호남권 집단감염이 진정세로 접어들면서 수도권에서도 산발 감염만 계속되던 시기다.
무엇보다 이번 CCTV 조사로 그동안 고위험시설 등으로 지목되지 않았던 커피전문점이 연결고리가 됐을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앞서 6월2일부터 정부가 운영자제를 권고하고 핵심 방역수칙을 위반한 채 운영을 하다가 적발되면 벌금이나 집합금지 조치를 적용하기로 한 고위험시설에는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 등이 포함됐고 이후 추가 지정 때도 뷔페 음식점만 포함됐다.
정부는 대전 방문판매와 관련해 5분 정도 함께 머무른 서로 다른 일행 중 집단감염이 확인되자 직후인 6월24일 음식점 방역조치 강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카페 등 커피전문점은 식품위생법상 휴게음식점에 해당한다. 음식점 유형별 방역수칙도 일반식당과 구내식당, 뷔페 등에 대한 세부 수칙만 마련됐다.
물론 카페 등 커피전문점 관련 방역수칙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정부가 내놓은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 세부지침 가운데는 음식점과 카페·스터디카페 수칙이 마련돼 있다. 카페에서 이용자들은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탁자 사이 간격을 2m(최소 1m) 두고 일행이 아닌 사람들과는 최대한 간격을 띄워야 한다. 앉을 때도 지그재그나 한방향을 보도록 했다.
카페 내에서는 대화를 자제하고 먹거나 마시는 시간 외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침방울을 통한 전파에도 주의할 것을 방역당국은 당부했다.
책임·관리자는 계산대에 비대면 기기나 투명 가림막을 설치해 접촉을 최소화하고 탁자와 대기자 사이 거리 두기 등을 하는 한편 카페 내에서 큰 소리로 말하거나 노래 부르기, 구호 외치기 등 침방울 발생 행위에 대해선 자제를 유도해야 한다.
방역수칙 상 커피전문점에서는 이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출입문 손잡이, 스위치, 변기 커버, 물내림 버튼, 세면대, 수도꼭지, 손 건조기 등을 지속적으로 소독하도록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방역당국이 파악한 결과 강남 커피전문점에선 확진 환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음료를 마시거나 회의를 통해 대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음료를 마시고 대화를 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을 하지는 않았다"며 "어느 정도 접촉이 있었는지에 대한 부분과 손을 통한 환경 표면 접촉 부분(감염)도 가능하기 때문에 동선 등을 정교하게 분석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커피전문점에선 매장 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안내와 함께 고객 밀집도가 높은 주요 상권 매장부터 탁자 간격을 조정하고 주문 시 거리를 두도록 표시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부도 기존 방역수칙 외에 추가로 커피전문점과 관련한 지침을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카페와 일반음식점에 대한 생활방역수칙은 이미 안내가 나간 바 있고 거기에 근거해서 지금 방역수칙이 이행되고 있다"면서도 "이번 카페 등에서의 집단감염 사례가 일부 발생해 카페에 대해서는 별도 생활방역수칙 안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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